◀ 앵커 ▶
지난 주말 부산 해운대에서 주한미군이 떼를 지어 행인과 경찰을 향해 폭죽을 쏜 사건, 경찰이 그 중 딱 한 명만 잡아서 과태료 5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과연 이게 과태료로 끝날 일인지, 주한미군이라 봐준 건 아닌지,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주한미군이 공식 사과를 하고 경찰 수사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는데 정작 우리 경찰은 추가 수사 의지가 없어 보입니다.
이남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4일 부산 해운대.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 위로 폭죽이 터집니다.
방향을 잃고 날아다니던 폭죽은 경찰 발밑과 시민 앞에서도 터졌습니다.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다 달아난 범인은 가까스로 붙잡혔습니다.
하지만 이 남성이 받은 처벌은 고작 과태료 5만 원.
혐의는 불안감 조성, 소속은 주한미군 육군이었습니다.
이날 해운대에서 들어온 폭죽 신고는 70여 건이 넘었지만 과태료 5만 원이라도 낸 사람은 이 미군 한 명뿐이었습니다.
경찰은 폭죽을 터트린 외국인 대부분이 주한미군이었는데, 강경대응을 했다간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해산만 시켰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충목/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우리 군인 수천 명이 이런 일을 벌였다면 과연 미국 국민들이 용서를 했겠습니까?"
주한미군은 한국인과 한국문화, 법률 등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이었다며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오늘은 주한미군 대구기지 사령관이 해운대 경찰서를 찾아가 한국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하지만 부산 경찰 측의 설명대로라면 수사가 이뤄지긴 어려울 전망입니다.
해수욕장이 아닌 일반 거리에서는 폭죽을 쏴도 처벌할 규정이 없다고 했습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 관계자]
"처벌 차제를 할 수 있는, 규제를 할 수 있는 그게 없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어떻게 적절한 대응을 해줄 수 있는. 조치할 수 있는 게 없었고…"
그러나 경범죄 처벌법에는 사람이 모인 곳에서 화약으로 장난을 치면 1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등의 처벌을 하도록 돼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말 다중이 모인 곳에서 폭죽을 쓰면 처벌하겠다는 경고도 한 바 있습니다.
특히 사람을 향해 폭죽을 쏜 건 장난으로 볼 수 없으니 경범죄가 아니라 상해죄라는 주장까지 나옵니다.
일부 미군들은 지난 3일에도 해운대 엘시티 건물에서 창밖으로 폭죽을 쏴 입주민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부산 경찰은 여전히 처벌하기 어렵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남호입니다.
(영상편집 : 문명배 / 영상제공 : 한국진보연대)
뉴스데스크
이남호
'폭죽 난동' 주한 미군들…결국 5만 원 내고 끝?
'폭죽 난동' 주한 미군들…결국 5만 원 내고 끝?
입력
2020-07-08 20:31
|
수정 2020-07-0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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