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새벽 시간 도로 갓길을 달리던 국토 종단 마라톤 대회 참가자 세 명이 음주 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등에 막대 모양의 야간유도봉을 붙이고 달렸지만 술에 취한 운전자는 이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손하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어두운 새벽, 경기도 이천에서 남성 3명이 경광봉을 들고 도로를 걸어갑니다.
신호에 멈췄다가, 다시 걷는 순간 갑자기 승용차가 이들을 향해 돌진해 그대로 치고 지나갑니다.
뒷차 운전자들이 차량 밖으로 나와 분주히 움직이고, 구급차들이 모여듭니다.
이들은 '울트라 마라톤' 참가자들이었습니다.
사고현장 바로 앞에는 이렇게 파출소가 있어서 경찰이 곧바로 출동했고, 소방도 뒤따랐습니다. 하지만 튕겨나간 충격이 커서, 부상자들은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강병우/이천경찰서 신둔파출소장]
"충격 후여서 쓰러져 있던 상황이셨고요, 최초 충격은 이쪽에서 벌어졌고 그 충격으로 인해서 저쪽까지 날아간 거죠."
사고를 낸 30대 운전자는 이천 시내에서 술을 마시고, 혈중알코올농도 0.129%의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습니다.
"피해자들을 보지 못했고, 과속을 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는데, 경찰은 영상 정밀 감식을 의뢰했습니다.
경찰은 가해 운전자를 음주운전과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사망자들은 다른 참가자 70여 명과 함께 지난 5일 부산 태종대를 출발해 내일 낮 파주 임진각에 도착할 예정이었습니다.
총 537km 구간 중 400km 지점에서 안전장비를 점검하고 휴식을 취한 뒤, 다시 달리기 시작한 지 몇 분 되지 않았을 때 변을 당했습니다.
[손영주/피해 마라토너 동생]
"형이 마라톤을 엄청 좋아하세요. 오늘 하고 내일 끝나는 날이었어요, 내일이. 그런데 이런 사고가 일어난 거죠."
그런데 참가자들은 도로가 아닌 인도로 달리도록 계획돼 있었지만, 사망자들은 인도를 두고 도로 한복판을 달리다 사고가 났습니다.
[경찰 관계자]
"2차로에서 사고가 난 거예요. 인도는 아니었지요. (주최 측이) 안전조치를 해줘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한 번…"
경찰은 행사 주죄측의 안전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닌지도 조사한다는 방침입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 취재: 나경운/영상 편집: 정소민)
뉴스데스크
손하늘
400km 달려온 마라토너들…음주차량 돌진에 참변
400km 달려온 마라토너들…음주차량 돌진에 참변
입력
2020-07-0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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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7-0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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