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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영웅' vs '친일파' 엇갈린 평가 안고 현충원 안장

'전쟁 영웅' vs '친일파' 엇갈린 평가 안고 현충원 안장
입력 2020-07-11 20:17 | 수정 2020-07-1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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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국군 역사상 최초로 4성장군에 오른 백선엽장군이 어제 100세의 나이로 숨졌습니다.

    하지만 친일 행적으로 6.25 전쟁영웅이냐, 아니면 친일파냐.

    생전부터 논란이 있었는데요, 장지는 대전현충원으로 결정됐습니다.

    김지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우리나라 최초의 4성 장군인 백선엽 장군이 어젯밤 10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애도의 뜻으로 조화를 보냈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가 빈소를 찾는 등 조문도 이어졌습니다.

    [정경두/국방부 장관]
    "대한민국의 발전과 또 이런 현재 우리 막강한 군을 건설할 수 있도록 한 초석을 놓으셨던 그런 영웅이십니다."

    백선엽 장군은 6.25 전쟁 때 다부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며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한, 전쟁 영웅으로 평가받습니다.

    가장 먼저 평양을 탈환해 태극기를 꽂았고,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33살에 우리나라 최초의 육군 대장이 됐습니다.

    하지만 해방 전 친일 행적도 평생동안 논란이 됐습니다.

    백 장군은 일제가 만주에 세운 군관학교 출신으로 독립군을 잔혹하게 토벌했던 간도특설대에서 일했습니다.

    간도특설대는 특히 항일 의병뿐 아니라 민간인들도 잔혹하게 살해해 만주의 한인 사회에 공포 분위기를 퍼뜨려 주민들이 일제의 통치에 철저히 순종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대통령 직속 진상규명위원회가 작성한 친일 명단에도 이름이 올랐습니다.

    자서전에 "우리들이 추격했던 게릴라 중에는 많은 조선인이 섞여 있었다", 또 "동포에게 총을 겨눈 건 사실이었고 비판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적었지만, 지난해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은 독립군과 교전한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친일 행적 때문에 백선엽 장군이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는지를 두고 생전부터 찬반이 갈렸습니다.

    통합당은 "진정한 국군의 아버지인 백 장군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모시지 못한다면 이게 나라냐"고 반발했습니다.

    [주호영/미래통합당 원내대표(지난 5월)]
    "우리나라 최초의 육군 대장이시고 미국에서도 영웅으로 추앙받는 그런 분인데 도대체 전쟁 영웅을 이렇게 대접해도 되는 것인지…"

    반면 민주당은 백 장군의 친일 행적을 고려해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았고, 정의당은 국립묘지 안장 반대 입장을 내놨습니다.

    [김종철/정의당 선임대변인]
    "일제의 주구가 되어 독립군을 토벌한 인사가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면 과연 앞서가신 독립운동가들을 어떤 낯으로 볼 수 있다는 말입니까."

    백 장군의 공과 과를 두고 논란이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육군은 오는 15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서욱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육군장 영결식을 갖고, 백 장군의 유해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김지경입니다.

    (영상취재: 이주혁 영상편집: 이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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