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터키의 성 소피아 박물관.
전 세계인이 찾는 관광 명소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달 말부터 이곳이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게 되면서 교황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반발하고 있습니다.
터키는 내정 간섭이란 입장입니다.
한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터키 이스탄불의 성 소피아 박물관.
비잔틴 미술 최고의 걸작이라 불리며 매년 4백만 명이 찾는 터키 최대의 관광 명소입니다.
80년 넘게 박물관으로 사용돼왔는데 이달 말부터 이슬람 사원으로 바뀝니다.
최근 터키 법원이 성 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정한 1934년 결정을 86년 만에 취소했기 때문입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터키 대통령]
"법원의 결정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성 소피아 박물관을 다시 이슬람 사원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이슬람 신자가 99%에 달하는 터키에선 환호성이 터져나왔습니다.
[에르달 겐클레르/이스탄불 시민]
"어릴 때부터 꿈꿨던 일입니다. 법원이 잘못됐던 역사를 바로잡은 겁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반면 교황을 비롯한 기독교계와 유럽연합, 미국 등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프란치스코/교황]
"제 생각은 온통 이스탄불에 가 있습니다. 성 소피아를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성 소피아는 537년, 동로마제국 당시 대성당으로 세워져 9백여 년간 그리스 정교회 성당으로 사용돼왔습니다.
그러다 15세기 오스만 제국이 점령하면서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었고, 오스만 제국을 멸망시킨 터키 공화국은 박물관으로 전환했습니다.
터키가 대외적인 비난을 무릅쓰고 성 소피아 박물관을 이슬람 사원으로 되돌린 것도 이처럼 정치, 종교적 목적에 따라 이용해온 역사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소너 카갑타이/美 워싱턴 연구소 분석가]
"최근 에르도안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의 우파 기반을 결집하기 위해 성 소피아 박물관의 개조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터키 정부는 이슬람 사원이 돼도 관광객은 방문할 수 있고, 성 소피아의 지위를 결정하는 건 내정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유네스코 측은 성 소피아의 세계문화유산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여서 지정 취소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영상편집 : 김창규)
뉴스데스크
한수연
"세계문화유산인데…" 소피아 성당, 박물관에서 '모스크'로
"세계문화유산인데…" 소피아 성당, 박물관에서 '모스크'로
입력
2020-07-13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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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7-13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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