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자리, 노동자 측 위원들이 일찌감치 퇴장한 가운데 찬성 9, 반대 7로 아슬아슬하게 결정됐습니다.
올해보다 1.5%, 130원 올라서 8천720원으로 결정됐는데요.
최저 임금제가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인상률이라고 합니다.
월급으로 치면 2만 7천 원, 연봉으로는 32만 원 정도 오른 셈인데, 노동 현장에선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이덕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최저임금 역대 최저 인상.
가게를 직접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한시름 놓았다는 반응입니다.
코로나 19로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워진 마당에 작년 재작년처럼 올라가면 견딜 수 없었을 거란 겁니다.
[김진오/카페 운영]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에 거리에 일단 다니시는 분들이 많이 줄어든 상태에요. 기존 매출의 한 3분의 1 정도나 혹은 2분의 1 정도가 줄었다고…"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도 부담스럽다며 오히려 더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김민지/음식점 운영]
"사람들이 진짜 모이지가 않아요. 그런데 직원들을 안 쓸 수는 없어요. 직원들이 최저임금비 맞춰달라고 그러고 정말 우리 업주들은 눈물 날 정도에요."
그러나 시간당 최저임금이 100원, 200원 오르고 내림에 따라 생활수준이 왔다갔다하는 취약 계층들 반응은 사뭇 달랐습니다.
가방과 모자를 파는 소품 가게에서 일하는 김세빈 씨.
하루 9시간씩 주 4일을 꼬박 일해도 손에 쥐는 건 한 달 150만 원 남짓입니다.
무섭게 치솟는 물가에 비해 자신의 수입은 더 쪼그라들게 됐다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김세빈/소품샵 아르바이트]
"노동비가 일한 만큼 주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건 물가에 맞춰서 최저시급이 결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전 (최저임금이) 올라야 된다고 생각해요."
[강미선/빵집 아르바이트]
"불공평한 거 아닌가 싶은데 너무 사업장의 입장만 강하게 협상에 작용된 거 같아서…"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갔던 노동계는 "역대 최악"이라며 반발했지만 결국 '코로나'라는 특수 상황 때문에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동호/한국노총 사무총장]
"1997년 외환위기 때도, 2009년 금융위기 때도 이런 참담한 최저임금 안이 나온 사례가 없습니다."
의결된 내년 최저임금안은 노사 양측의 이의 제기가 없을 경우 다음 달 5일에 고시됩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영상취재: 권혁용, 나경운 / 영상편집: 이상민)
뉴스데스크
이덕영
코로나에 발목 잡힌 최저 임금…1.5% 최저 인상
코로나에 발목 잡힌 최저 임금…1.5% 최저 인상
입력
2020-07-1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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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7-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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