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경기도 이천, 용인 지역의 물류창고 화재는 이렇게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를 매번 지적하지만 불이 났을 때 유독 가스를 내뿜는 우레탄을 창고 짓는데 많이 사용한 탓입니다.
이번 창고 역시 우레탄 재질의 단열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은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시뻘건 화염이 보이더니 순식간에 천장을 타고 불길이 퍼져 나갑니다.
[이천 물류창고 관계자(지난 4월 29일)]
"119 불러, 빨리 나와. 빨리 나와"
지난 4월 29일에 발생한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
현장에 있던 근무자들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38명이 숨졌습니다.
지난 2008년 1월 7일에도 냉동창고 화재로 40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화재 진압 소방관(지난 2008년 1월)]
"초기부터 불이 날 때 부터 지하 전체가 불바다가 된 거에요."
오늘 화재가 시작된 곳 역시 지하 4층 냉동창고였습니다.
냉동창고는 외부 열을 차단하기 위해 단열재를 씁니다.
특히 우레탄 재질의 단열재에 불이 옮겨붙으면 순식간에 시커먼 유독 가스가 퍼져나옵니다.
[용인 물류창고 현장 대피자]
"까만 연기 올라왔을 때 차에서 불난줄 알았어요. 내려와서 보니까 까만 연기 많이 나더라고."
MBC 취재 결과, 이번에 불이 난 물류창고 역시 건물 외벽 샌드위치 패널에는 불이 잘 붙지 않는 소재의 단열재가 사용됐지만, 지하 냉동창고 내부 벽은 단열성을 높이기 위해 '우레탄폼'이 쓰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우레탄 폼의 경우) 유독가스도 일반 목재에 비해 수십 수백배 정도 많이 발생되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창고는, 불이 나면 연기를 빼기 위해 제연시설이나 배연시설이 설치돼 있긴 하지만 순식간에 대량으로 뿜어져 나오는 화염과 연기에는 사실상 속수무책입니다.
[제진주/전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배연 설비가) 설치가 됐더라도 배연 용량이 우레탄 폼에서 발생하는 연기를 한번에 배출시킬 수 있도록 양이 많지가 않아요."
정부는 2022년부터 창고 샌드위치 패널 단열재로 불이 잘 붙지 않는 '준 불연성 재질'을 쓰도록 의무화했습니다.
대형 참사의 불씨를 지닌 채 현재 가동중인 냉동 냉장 창고는 전국에 840개가 있습니다.
MBC뉴스 고은상입니다.
(영상취재 : 박주일, 현기택 / 영상편집 : 이화영)
뉴스데스크
고은상
이번에도 우레탄폼?…반복되는 '판박이' 사고
이번에도 우레탄폼?…반복되는 '판박이' 사고
입력
2020-07-21 20:04
|
수정 2020-07-2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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