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중국 남부의 홍수가 피해 복구 작업 마저 강타할 정도로 위력이 거세다 보니 손을 쓸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이재민이 우리나라 인구와 맞먹는 4천5백 만명이 발생했습니다.
베이징 김희웅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물결이 거세게 일면서 불어난 강물은 전봇대도 가로수도 높이의 절반을 삼켜버렸습니다.
누렇게 일렁이는 강물 한 가운데엔 굴삭기 한 대가 처박혀 있습니다.
이 굴삭기는 상류에서 제방 공사를 하던 중 물살을 못이겨 떠내려왔습니다.
유실된 제방을 막기 위한 작업중이었는데 순식간에 물 속으로 빠지면서 강물에 쓸려 내려온겁니다.
[공사 관계자]
"처음에 유실 부분이 5미터 정도였는데 지금 30미터까지 넓어졌습니다. 전부 붕괴될 수도 있습니다."
안후이성 루강의 뚫어진 제방을 막기 위해 수십톤 무게의 굴삭기들이 동원됐지만 5대나 강물에 휩쓸렸습니다.
안후이성의 대형 담수호 차오후 수위는 백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습니다.
7백년을 견디며 유구한 세월을 지켜온 사찰도 이번 폭우엔 속절없이 잠겨버렸습니다.
거대한 황토 빛깔의 물줄기는 장강의 본류와 지류를 가리지 않고 넘쳐 흘러들고 있습니다.
물에 잠겨 멈처버린 마을에서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은 보트뿐입니다.
모터보트는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주민들을 실어나르느라 분주합니다.
[안후이성 주민]
"노약자와 장애인 먼저 구조하고 있는데 이제야 마음이 놓입니다."
안후이·장시·장쑤· 후베이.
중국 중앙 방송은 벌써 두달가까이 피해지역 지도를 배경으로 폭우와 침수상황을 매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번 폭우에 피해를 입은 주민은 4500만명.
우리나라 인구의 90%에 가깝습니다.
붕괴된 가옥은 3만5천채, 경제 손실액은 20조원에 육박합니다.
그러나 아직 장마철이 끝나기까지는한 달이 더 남아있고 홍수피해는 북서쪽 황허 상류지역으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반복되온 장강과 황허의 큰 물난리는 중국 역대 왕조를 시험대에 들게 했던 시련이었습니다.
최고 지도자의 행선지에 매우 큰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중국에서 아직 시진핑 주석은 홍수 피해 지역을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김희웅입니다.
뉴스데스크
김희웅
'수십 톤 굴삭기'도 삼킨 폭우…4,500만 명 피해
'수십 톤 굴삭기'도 삼킨 폭우…4,500만 명 피해
입력
2020-07-23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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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7-2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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