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김 씨는 월북을 작정한 뒤 현장 답사를 했고 달러로 환전까지 했습니다.
이걸 알았던 지인이 김 씨가 월북할 수 있다고 경찰에 신고까지 했지만 추적을 시작했을 때 그는 이미 흔적을 감춘 뒤였습니다.
그의 마지막 행적을 윤상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김 씨는 월북을 위해 돈부터 마련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으로 넘어가기 사흘 전인 지난 15일 3년가량 살았던 김포 임대아파트를 정리하고 1천5백만 원 정도의 보증금을 되돌려받았습니다.
[이웃 주민]
"(김 씨가) 이사 간다고 짐을 다 빼요. 나이 먹은 아저씨하고. 그래서 '어디 가세요?' 그랬더니 '이사 가요' 그래서 '어디로 가요?' 그랬더니 평택으로 간다고 (하더라고요.)"
17일에는 타고 다니던 차도 팔아버렸습니다.
월북하겠다고 마음을 굳힌 건 성폭행을 저지른 뒤로 추정됩니다.
김 씨는 지난 6월 12일 새벽 알고 지낸 여성을 성폭행한 뒤 열흘 뒤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7월 초엔 성폭행과 관련해 DNA 증거가 나오면서 궁지에 몰렸습니다.
7월 17일. 다른 탈북민의 차를 타고 교동도로 현장답사에 나섰습니다.
동행한 탈북민은 "김 씨가 물살이 센 것을 보고 교동도를 통해 월북하는 걸 포기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날 저녁 김포로 돌아와 식당과 마사지 업소를 들른 김씨는 그날 밤 월북을 감행했습니다.
18일 새벽 2시 20분 택시를 타고 북한땅이 보이는 강화도 접경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 씨는 강화도로 이동하던 중 탈북 여성에게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 여성은 다음날 새벽 1시 김 씨가 월북한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김 씨/탈북 여성]
"다른 친구로부터 (김 씨) 소지품을 좀 전달을 받았어요. 그런데 보니까 달러로 미래행복통장에서 출금을 해서 다 바꿔놨더라고요."
하지만 경찰은 대응은 허술했습니다.
월북 동향을 제보받은 지 34시간 후에야 이 제보자를 조사했고, 군과 국정원과는 공유하지도 않았습니다.
이후 출국금지, 구속영장 신청, 위치추적 등의 조치를 잇따라 취했지만 김 씨가 이미 월북한 뒤였습니다.
늑장 대응이란 지적에 대해 경기남부경찰청은 "인정한다"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행적을 추적했어야 한다"고 뒤늦게 개선의 뜻을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 이상용 / 영상출처: 유튜브 '개성아낙' / 영상편집: 유다혜)
뉴스데스크
윤상문
출국 금지도 구속영장도…모두 월북한 후 '뒷북'
출국 금지도 구속영장도…모두 월북한 후 '뒷북'
입력
2020-07-27 19:58
|
수정 2020-07-2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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