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전세시장 불안이 아파트 뿐 아니라 연립주택과 빌라 등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전세물량 부족 현상이 전세대란이 있었던 지난 2015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통계까지 나왔는데요.
정부 여당이 전세난을 잡기 위해서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했던 임대차 3법 처리는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마포구의 이 빌라는 지난주 3억9천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한 달 만에 오른 전셋값은 5천만원.
인근 아파트 전셋값이 한 달새 1억 원 넘게 오른 영향을 받은 겁니다.
[신명기/서울 마포구 공인중개사]
"빌라를 가지신 분들도 '어, 저기가 오르니까 우리도 올려야지'라고 하는 거고, 이 동네를 떠날 수 없는 임차인들은 그 올린 가격을 수용할 수밖에…"
아파트 전세 구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면서 이제는 빌라나 연립주택, 원룸으로 전셋값 상승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전세물량이 얼마나 부족한지 보여주는 지수는 2015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당시는 전세가가 매매가를 추월할 정도로 전세대란이 심각했던 때였습니다.
초저금리 속에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집주인이 많아져 공급은 줄었는데, 청약을 노리고 전세 살려는 사람은 늘어 수급 불균형이 심해진 겁니다.
임대차 3법이 처리되기 전에 미리 임대료를 올려두려는 집주인도 늘면서 서울 전셋값은 56주 연속 상승 중입니다.
[강종록/서울 강동구 공인중개사]
"(임대차 3법이) 시행되면 더 이상 못 올리니까 '(전셋값을) 처음에 잘 받아야 한다' 그 심리가 굉장히 강해요. 임차인도 그렇고 임대인도 그렇고 모든 게 지금 혼돈의 시대예요."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 정부 여당이 추진 중인 임대차 3법은 오늘에서야 국회 법사위에 상정됐습니다.
그 윤곽도 처음 드러나, 임대차 기본 기간은 2년씩 두번 해서 4년, 전월세 상승률은 5% 이내로 하되 지자체가 정할 수 있게 했고, 기존에 전세살던 사람에게도 계약 갱신 청구권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상정만 했을 뿐 다른 현안에 묻혀 더 이상의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오늘 예정됐던 기재위는 야당 반대로 열리지 못해, 7.10 대책을 담은 부동산 세제 관련 법안은 상정도 못한 상황입니다.
당정은 '임대차3법'을 다음 달 4일 본회의에서 처리해 8월 안에 시행한다는 목표이지만, 처리가 무산되거나 지연될 경우, 전세시장 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영상취재: 강재훈/영상편집: 배윤섭)
뉴스데스크
이준희
"한 달 새 1억"…전셋값 '고공행진' 언제까지
"한 달 새 1억"…전셋값 '고공행진' 언제까지
입력
2020-07-27 20:12
|
수정 2020-07-2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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