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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돌봐달랬더니…'건강원' 보낸 보호소

유기견 돌봐달랬더니…'건강원' 보낸 보호소
입력 2020-07-27 20:27 | 수정 2020-07-2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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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버려진 개를 돌봐 주라고 있는 보호소가 "관리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유기 견을 건강원으로 넘기고 있습니다.

    이 보호소는 지자체로부터 거액의 예산 지원까지 받는 곳인데 지자체는 예산만 지원하고 보호소가 어떻게 관리하는지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한범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전북 정읍시에 있는 한 농장입니다.

    정육점에서 사용하는 전기 분해기가 놓여있고 전기충격기와 화염분출기, 그러니까 가스토치도 있습니다.

    냉동창고에선 개들을 이미 도축해 담아놓은 듯 검정색 비닐봉지들이 발견됐습니다.

    이른바 건강원을 운영하고 있는 농장 주인은 도주해 버렸습니다.

    [김용환/동물자유연대 활동가]
    "식용 목적으로 매매가 된다거나 도살이 된다거나 하는 것이 동물보호법에 엄연하게 불법으로 명시돼 있는데…"

    이렇게 도축된 개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농장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한 유기견 보호소입니다.

    녹슨 데다 배설물로 뒤덮인 철장에는 유기견 수십 마리가 갇혀 있습니다.

    제대로 씻지도, 먹지도 못한 유기견들은 일어서지도 못한 채 가까스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은희/정읍시 동물보호 명예감시원]
    "(개가 먹는 물에) 이끼가 파랗게 끼고, 위에 벌레들이 우글우글했어요. 더구나 저쪽의 개는 새끼에게 젖을 먹인 엄마 개였어요."

    정읍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되는 유기견 보호소인데, 보호 명단에 있는 30마리 중에서 15마리는 보이질 않습니다.

    확인결과, 보호소 관리인이 유기견 15마리를 농장에 넘겼고, 이를 농장주인이 도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관리인과 농장주인은 "관리가 되지 않을 것 같아서 도축했다"면서 "금전적인 거래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읍시가 이 보호소에 유기견 보호와 안락사 비용으로 1억 원의 예산을 집행했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은 겁니다.

    [박대한/정읍시청 축산과]
    "저희가 현장 점검해서 알고 있었고요. 저희도 지금 시설 개선을 하려고 계획 중에 있어요."

    동물보호단체는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유기견을 구조해 동물 병원으로 보냈고, 정읍시는 유기견보호소와 농장업주를 동물학대 등의 혐의로 고발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한범수입니다.

    (영상취재: 홍창용(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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