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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조작·성범죄' 저질러도…'대한민국 최고 과학자?'

'논문 조작·성범죄' 저질러도…'대한민국 최고 과학자?'
입력 2020-07-27 20:35 | 수정 2020-07-27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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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줄기 세포 연구 분야의 황우석 전 교수, 수학 분야의 강석진 전 교수.

    두 사람은 모두 국내 과학 분야 최고 영예인 대한민국 최고 과학 기술인 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수상 이후 각각 '논문 조작'과 '제자 성 추행' 사건으로 각종 서훈이 박탈됐지만 유독 '최고 과학자 상'과 상금 수억 원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취소를 안 하는 건지, 아니면 못하는 건지 박소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논문조작과 난자 매매.

    영웅의 몰락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노정혜/당시 서울대 연구처장]
    "두 개 세포주에서 얻어진 결과를 11개로 불려서 만들어낸 고의적인 조작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연구비 횡령까지 드러났고, 정부는 결국 과학자들의 최고 영예인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포함해 가짜 공적으로 받은 포상을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2006년 7월 18일 뉴스데스크]
    "정부는 오늘 국무회의를 열어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등 줄기세포 조작사건에 연루된 7명에 대해 훈장과 포장을 박탈하는 서훈 취소안을 의결했습니다."

    당시 취소가 논의된 황 씨의 훈포상은 9개.

    최근 정부가 구축한 과학 분야 포상자 관련 연구사이트에서 황 전 교수의 가짜 공적으로 받은 수상내역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모든 상훈 기록을 공개하는 행안부 사이트에는 황우석 전 교수가 여전히 최고과학기술인으로 나옵니다.

    당시 과학기술부가 행안부에 공문까지 보냈지만 수상이 취소되지 않았던 겁니다.

    [과학기술부]
    "저희도 사실은 된 걸로 생각하고 있다가… 어떤 스토리로 제대로 처리가 안됐는지 확인은 잘 안되는데…"

    상금 가운데 가장 많은 과학분야 '3억원의 포상금' 역시 환수되지 않았습니다.

    상훈법은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진 경우" 취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법을 만들고도 적용하지 않고 있었던 겁니다.

    더구나 범죄의 종류와 관계없이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취소되는 '훈장'과 달리 최고과학자상 같은 '시상'은 거짓 공적이 아니면 취소규정도 없습니다.

    강석진 전 서울대 교수는 제자 9명을 상습 성추행해 현직 서울대 교수로는 처음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교수직까지 박탈당했습니다.

    하지만 강석진 교수는 석박사 25명을 배출한 훌륭한 교육자라는 명목으로 여전히 국가가 공인한 최고과학자로서, 상금 3억원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제자 상습 성추행으로 중형을 선고받은 성범죄자지만 느슨한 제도 탓에 최고 과학자라는 명예를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현재 규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행안부 상훈담당관실 관계자]
    "금메달 딴 사람이 성추행 했다고 해서 그걸 취소하는 거랑 같은 개념인거에요, 저희가 볼때는… 그렇게까지 취소하는건 무리가 있다는 의견인거고요."

    [정필모/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한민국 최고 과학 기술인상은 우리나라 과학자들에게 가장 권위있는 상입니다. 훈장이 취소됐다면 같은 이유로 이 상도 취소되어야 마땅합니다."

    다만 정부는 거짓공적이 확인된 황우석 교수에 대해서는 시상 취소는 물론 지급된 국비에 대한 환수 조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영상취재: 전승현/영상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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