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돌진에 총격까지…美 다시 격해지는 시위

◀ 앵커 ▶

잠잠해졌나 싶었던 미국 내 인종 차별 항의 시위가 주말을 거치면서 전국적으로 다시 확산됐습니다.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고 총격으로 인해서 사망자까지 나왔습니다.

왜 다시 시위가 격해지고 있는 건지 워싱턴 박성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찰관들이 시위대 쪽으로 뛰어들고, 시민은 쓰러진 동료를 끌고 갑니다.

진압 경찰은 도망가는 시민을 쫓아가 최루액을 뿌리고, 거칠게 밀쳐 냅니다.

지난 주말 시위가 가장 격렬했던 서부의 시애틀에서는 40명이 체포됐고, 경찰관도 21명이 다쳤습니다.

곳곳에선 시민들 사이에 불상사도 잇따랐습니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는 총기를 들고 접근하는 한 시위자에게 다른 시민이 총을 쏴 숨지는 일이 벌어졌고, 콜로라도주 오로라에서는 돌진하는 차량에 시위대가 총을 쐈다가 시민이 맞아 다쳤습니다.

다시 달아오른 인종차별 항의시위는 최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벌어진 과잉진압에 자극받았습니다.

폭동 진압 훈련을 받은 국경순찰 전술부대가 투입되면서, 신분을 위장해 시민을 연행하거나 혐의도 없는 시민을 무차별 체포해, 시장마저 이들 요원의 철수를 요구할 지경입니다.

[테드 휠러/포틀랜드 시장]
"우리는 연방요원들이 떠날 것을 요구합니다. 그들이 분명 이곳 상황을 고조시켰고, 지역 주민과 법집행 요원을 더욱 위험에 빠뜨렸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폭도 진압을 명분으로 연방 요원의 투입을 늘렸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지난 22일)]
"오늘 나는 폭력 범죄에 시달리는 미국 사회에 연방 요원을 증강 배치합니다."

백악관은 며칠 전 브리핑 도중 미국의 도시가 무법천지가 됐다며 시위대의 폭력성만 부각하는 영상을 틀었습니다.

일방적으로 자극적인 화면을 공개하자 친 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마저 생방송을 잠시 중단했습니다.

마침 연방요원이 투입된 곳의 주지사나 시장이 대부분 민주당 소속입니다.

이들은 공권력은 선, 시위대는 악으로 나눈 트럼프의 시위대응도 계산된 선거전략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박성호입니다.

(영상취재: 임상기(워싱턴) / 영상편집: 오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