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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간다] 두 얼굴의 건축가는 '소송왕'…경찰도 한편?

[다시간다] 두 얼굴의 건축가는 '소송왕'…경찰도 한편?
입력 2020-07-29 20:35 | 수정 2020-07-2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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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유명 건축가가 지은 서울 한남동의 수십억대 빌라가 물이 줄줄 새는 하자 투성이인데다, 폭언과 공사 대금 체불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얼마 전에 전해드렸는데요.

    보도 이후 돈을 받지 못한 협력업체가 훨씬 더 많다는 추가 제보가 잇따랐습니다.

    그런데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건축가 본인이 입주민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경찰과 유착 의혹이 있다는 내용까지 있었습니다.

    바로 다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천장에서 비오듯 물이 떨어지고 벽에는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유명 건축가 임 모 대표가 지은 수 십억원대 고급 빌라입니다.

    공사 과정에선 대금 체불과 폭언 논란이 있었습니다.

    [임 대표]
    "네가 뭘 안다고. 안 와! 어! 이 XXXX!"
    "호스 어디 있느냐고요. (앞에 놔뒀다고 하던데 그때) 아 XX 이 XXX 이거."

    이 빌라는 공사를 앞둔 지난 2015년, 한 채에 20억에서 30억원 정도에 선분양됐습니다.

    3년 뒤, 임 대표는 갑자기 이들 초기 분양자 4명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다른 투자를 한다고 해 7억원 정도를 할인해 분양했는데, 약속을 안지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입주 예정자들은 사실이 아니라며, 임 대표를 맞고소했습니다.

    그런데 분양업자와 입주 예정자의 법적 분쟁에 경찰의 수상한 개입이 포착됐습니다.

    지난해 10월 민사 소송 기록입니다.

    임 대표로부터 고소를 당한 문 모씨와 곽 모씨의 피의자 신문조서, 즉 경찰 진술 조서를 임 대표측이 지난 5월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수사가 진행 중인상황에서 입주 예정자들의 경찰 진술 조서가 상대편에 통째로 넘어간 겁니다.

    입주 예정자들은 사건 담당이었던 조사관이 기록을 임 대표 측에 넘겼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입주 예정자]
    "서초경찰서에 담당 그 사람한테 (서류를) 빼내가지고 민사 소송의 증거로 제출해버린 거예요. 고소인에게 그렇게 자료를 빼돌릴 수 있을 만큼 다년간 그런 커넥션(관계)이 있었다…"

    임 대표측이 고소장을 내면서 남긴 '특정 조사관에게 배당해 달라'는 메모도 발견됐습니다.

    경찰인 해당 조사관은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입니다.

    [담당 조사관]
    "임OO씨가 누구죠? 인터뷰 응하지 않습니다."

    임 대표 측은 "당시 변호사가 경찰 조사를 받는 도중 실수로 서류를 가져와, 법원에 접수했고 문제가 돼 철회했다"며 경찰과의 유착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은 비공개 수사 자료가 통째로 넘어간 만큼 단순 실수로 보기 어렵다며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유명 건축가를 둘러싼 소송은 한 두 건이 아니었습니다.

    한남동 빌라 공사가 시작된 2016년부터 최근까지 취재진이 확인한 관련 민사 소송만 24건.

    자재비와 인건비 같은 대금을 달라며 소송을 낸 협력 업체만 20여곳, 금액은 50억원이 넘습니다.

    공사장 노동자들이 6개월간 먹은 밥값 4천만원을 달라는 요구부터,

    [이지선/식당주인]
    "그 건물을 볼 때는 속에서 울화가 치밀어…"

    하소연을 하러 찾아가면 용역들에게 가로막혔고 폭언을 들어야 했다는 주장까지..

    [임 대표(지난해 3월)]
    "왜 이제 와서 돈 달라고 자꾸 물어 대는 거야. 당신 나가. 나가라고 아이X. 나가 인마."

    이에 대해 임 대표는 대금 체불에 대해선 "공사에서 하자가 발생해 오히려 손해를 봤다"면서 "중간 용역 업체들에게 대금을 줬는데 그 업체들이 돈을 주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크레인장비 업체 한 곳은 1년이 넘는 소송 끝에 대법원 판결로 공사 대금 3천만 원을 어렵게 받아냈습니다.

    "중간 용역업체는 시공할 조건이나 능력이 없는 걸로 확인됐다"면서, "임 대표가 직접 시공을 한 걸로 봐야 한다"는 판결입니다.

    임 대표의 주장을 부정한 확정 판결이 나왔지만, 다른 소송전의 끝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공사 업체 관계자]
    "(임 대표가) 입버릇처럼 하는 얘기가 있었어요. '나는 (돈을) 줄 놈이고 너네들은 받을 놈이기 때문에 버티면 누가 이기겠냐, 소송할래?'"

    다시간다 조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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