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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계란 '통행세' 챙겨"…SPC그룹 회장 고발

"밀가루·계란 '통행세' 챙겨"…SPC그룹 회장 고발
입력 2020-07-29 20:42 | 수정 2020-07-29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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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공정거래위원회가 파리바게뜨와 던킨도너츠 등의 제빵 브랜드를 갖고 있는 SPC 그룹의 총수와 전·현직 대표를 부당 내부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원재료를 제빵 계열사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핵심 계열사인 삼립이 아무 역할 없이 이윤만 챙기는 이른바 '통행세'를 받았다는 건데요.

    결국 빵값을 올려서 소비자에게 피해를 줬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입니다.

    이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17년 작성된 SPC 그룹 내부 회의 문건.

    계열사인 삼립이 판매하는 밀가루가 다른 업체 밀가루보다 비싼데도, 그룹 내 제빵계열사들은 밀가루의 97%를 삼립을 통해 구입했습니다.

    이 밀가루는 '밀다원'이라는 또 다른 계열사가 만든 것.

    삼립은 밀다원 밀가루 2천억 원어치를 그룹 내 제빵계열사 3곳에 팔아 5%의 이윤을 남겼습니다.

    이른바 통행세를 챙긴 겁니다.

    밀가루 뿐만이 아닙니다.

    제빵계열사들은 달걀과 잼, 우유 등 다른 계열사들이 생산한 재료 210개도 삼립을 통해 구입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삼립은 평균 9%의 이윤을 얻었습니다.

    [정진욱/공정위 기업집단국 국장]
    "대부분의 제빵 원재료 가격이 높아짐으로써 3개 제빵 계열사가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도 올라가 소비자 후생이 크게 저하되었습니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부 거래가 허영인 회장 일가의 경영권 승계 전략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로, 2세 지분이 많은 삼립의 주가를 높인 뒤, 총수 일가가 100% 지분을 가진 파리크라상 주식과 교환하려는 포석이라는 겁니다.

    [정진욱/공정위 기업집단국 국장]
    "파리크라상을 통해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이므로 지배력 유지와 경영권 승계를 위해 파리크라상의 2세 지분을 높일 필요 있었습니다."

    공정위는 SPC 그룹에 과징금 647억 원을 부과하고, 허영인 SPC 그룹 회장과 계열사 3곳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에 대해 SPC그룹은 "삼립이 중간단계에서 기술개발과 영업, 주문관리 같은 역할을 수행했고, 이를 위해 2백억 원 이상의 비용을 사용했다"며 역할 없이 통행세만 받은 게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취재: 권혁용 /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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