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정원의 모태는 중앙정보부, 중정입니다.
김재규 중정 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이후 전두환 신군부가 정권을 잡으면서 국가안전기획부, 안기부로 이름을 바꿉니다.
사실 이름만 바꿨지 군부 정권한테 안기부는 법 위에 군림시킨 정권의 칼이었습니다.
그러다 김대중 정부 들어 지금의 국가정보원으로 재출범합니다.
이름을 바꿀 때마다 '변신'을 약속해 온 만큼 21년 만에 다시 개명하려는 건 또 다시 '변신'이 필요해서일 겁니다.
그 변신이 뭔지, 이정은 기자가 짚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중앙정보부의 공작으로 일본에서 납치돼 생사를 넘나들었던 故 김대중 전 대통령.
[故 김대중 전 대통령/취임 후 첫 안기부 방문(1998년 5월 12일)]
"국민의 마음에 두려움과 걱정을 심어주었고 또 정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던 기관이…"
국민의 정부가 안기부를 국가정보원으로 재출범 시킨건 권력을 위한 불법과 음모의 조직을 재탄생 시키겠단 의지였습니다.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훈령도 '정보는 국력이다'로 바꿨습니다.
그러나 국정원의 불법 선거 개입논란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선 대통령의 최측근, 원세훈 국정원장의 적극적인 정권비호가 있었습니다.
대선 승리를 위해 국정원 직원이 오피스텔에서 댓글 작업을 벌이다가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 의원들에게 발각된 댓글 공작 사건.
[민주당 당직자 (2012년 12월)]
"국정원 전체 조직이 움직여서 이 일을 한 것인지 확인할 방법은 들어가서 확인하는거예요."
주로 야당 인사에 대해 이뤄졌던 불법 사찰은 박근혜 정부 들어 문화예술인, 세월호 유가족 등 신분을 가리지 않고 폭넓게 이뤄졌습니다.
[박병우/사회적 참사 특조위 진상규명국장 (지난 4월)]
"(국정원이) 이슈 전환, 정국 전환의 근거를제공하기 위해 세월호 유가족과 민간인에 대한 정보 수집과 사찰을 진행하고…"
대통령의 개인 금고 역할도 했습니다.
기밀스런 정보수집 활동에 사용하라고 준 특수활동비 중 36억 5천만원을 국정원은 대통령에게 상납했습니다.
21년 만에 간판을 바꿔달게 된 국정원.
단순히 이름을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권에 따라 흔들렸던 흑역사를 끝내려면 법으로 명확하게 역할을 규정해야한다는 요구가 높습니다.
[장유식/전 국정원 개혁발전위 변호사 (지난해 9월)]
"권력기관임은 수사권을 갖고 있다는 것과, 국내에서의 정보 수집을 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나오는 것입니다. 권력의 달콤함을 잊지 못하고 이것을 유지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당연히 있겠죠."
이번에도 법 개정이 무산되면 이름만 바뀐 반헌법적 정보 기관은 언제든 정권의 필요에 따라 또 다시 부활하게 될 겁니다.
MBC뉴스 이정은입니다.
(영상편집: 우상호)
뉴스데스크
이정은
'정치 공작·선거 개입' 국정원의 흑역사…달라질까?
'정치 공작·선거 개입' 국정원의 흑역사…달라질까?
입력
2020-07-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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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7-3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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