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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비 떠넘기고 음식값 올려라"…'배민'의 갑질

"배달비 떠넘기고 음식값 올려라"…'배민'의 갑질
입력 2020-07-30 20:33 | 수정 2020-07-3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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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배달앱 1위 배달의 민족이 새로 시작한 마트 배달을 위해서 가입한 음식점들의 주문을 안내도 없이 차단 되게끔 하고 있다는 보도를, 어제 전해 드렸죠.

    가입 점주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더 큰 횡포가 있었습니다.

    점주들에게 건당 2천9백원인 배달비를 교묘하게 떠넘기고 있는 건데, 음식점들의 부담이 늘게 되자, 음식 가격을 올리라는 제안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문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배민라이더스'를 통해 '순대국 세트' 주문이 들어오고, 음식을 준비하자 잠시 뒤 배민라이더스 배달원이 와 가져갑니다.

    '배민라이더스'는 수수료가 16.5%로 높은 대신, 주문시스템 뿐 아니라 배달원까지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배달은 신경쓰지 않고 음식만 하면 된다는 설명에 가입한 건데, 가입하고 보니 생각지 못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1만900원짜리 '순댓국 세트'를 팔면 16.5%, 즉 1천 800원 정도가 배민측 수수료.

    그런데 기본 배달비 2천900원도 대부분 점주가 부담하게 된 겁니다.

    수수료와 배달비를 더하면 4천700원, 결국 음식값의 43%를 배민 측이 가져가는 셈입니다.

    음식 원가를 40%로 잡으면 순댓국 한그릇 팔아 손에 쉬는 건 1천800원 뿐인데, 이 돈으로 인건비와 임대료도 줘야 하는 구좁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배민라이더스에 접속해 봤습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건 배달비가 0원인 가게.

    '배달비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점주가 배달비 2900원을 모두 떠안은 곳들입니다.

    이런 배달비 0원인 가게 43곳을 다 보고 나서야 500원, 900원 등 점주가 배달비 일부를 부담하는 가게들이 나타나고, 소비자측이 배달비 2천900원을 다 내도록 한 가게들은 화면 맨 아래에 배치돼 있습니다.

    [해물찜 음식점주/배민라이더스 가입]
    "배달팁 줄여버리니까… (주문이) 반토막도 아니고 70% 빠져버리죠. 그래서 안 되겠더라고요."

    음식점주들은, 가입 당시 배민라이더스 영업사원의 설명을 들었을 땐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말합니다.

    라이더스 배달비는 2천9백원인데, 음식점측은 이 중 0원에서 2900원 사이에서 마음대로 택해 고객과 나눠 부담하면 된다는 말만 들었다는 겁니다.

    배달의민족 측은 지금도 "배달비는 음식점주들의 선택사항"이라고 말하지만, 배달비를 다 부담하지 않고서는 아예 장사하기 힘든 구조를 만들어놓은 겁니다.

    [삼겹살 음식점주/배민라이더스 가입]
    "만약에 내가 배달비를 안 주게 되면 우리 어플이 찾을 수가 없어… 그러니까 무조건 배달비를 주게끔 만드는 거지. 그래야 상위권에 있어서 고객이 클릭하는 거고…"

    음식값의 절반 가까운 수수료와 배달비.

    그런데 배민라이더스 가입 당시 배달의민족 영업사원은 이상한 제안을 해왔습니다.

    음식값을 올리고 시작하자는 얘기였습니다.

    음식점주들은, 자신들은 순진하게 배달비 전액을 떠안게 될 줄 모르고 가입했지만, 배달의민족 측은 처음부터 이런 구조를 다 예상했던 게 아닌가 의심합니다.

    [해물찜 음식점주/배민라이더스 가입]
    "(영업사원이) 미리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저희가 가져가는 기본수수료하고 사장님이 배달팁… 이만큼을 가져가니까, 단가를 조금 업을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제안을 하더라고요."

    실제 8,500원에 닭강정 세트를 팔았던 한 점주는 어쩔 수 없이 1만 2,500원으로 가격을 올렸습니다.

    [닭강정 전문점주/배민라이더스 가입]
    "(배민라이더스) 매니저분이 "수수료도 내야 하고, 배달비도 지원해줘야 상위 노출되니까 음식 가격 무조건 올려라. 무조건 올려서 (수수료 등) 부담을 해라"…"

    배달의민족 측은, 배달비가 저렴한 순으로 노출하는 건 소비자들 수요에 맞춘 것 뿐이고, 영업사원이 음식값을 올리자고 제안한 건 포장용기 비용 증가분을 안내한 것으로 대화과정에서 생긴 오해라고 설명했습니다.

    음식점주들은 상황이 이런데도 업계 1위 배달의민족에서 탈퇴해서는 장사를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호소합니다.

    [해물찜 음식점주/배민라이더스 가입]
    "막말로 우리집 배민이 차지하는 게 30~40%면 버릴 수 있어요. 그런데 우리집 기준으로 95%가 배민이에요. 어쩔 수 없어요, 그냥 울며 겨자 먹는거죠."

    배달의민족은 현재 2위 업체 요기요와의 합병 심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지난해 기준 95%에 달합니다.

    MBC뉴스 이문현 입니다.

    (영상취재: 김백승/영상편집: 김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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