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제부터 전·월세 기간을 4년으로 늘리고, 임대료 인상을 5%로 제한하는 임대차법이 시행됐는데요.
집주인들은 당연히 임대료를 최대한 올려받고 싶고, 세입자들은 계약조건을 유리하게 바꾸고 싶죠.
전·월세 시장은 아직도 혼란스러운 모습입니다.
이준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입주가 진행 중인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
전세를 찾는 사람은 많지만, 거래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최근 한 달 사이 전셋값이 1억 원이 뛰었는데, 임대차법 시행 이후 집주인들이 금액을 더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영인/서울 은평구 공인중개사]
"막상 임대인에게 전화를 드리면 가격이 순간 1천만 원씩 올라서 적정한 전셋값의 세입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비워두겠다는 임대인도 다수 계십니다."
다음 달 입주를 앞둔 강남구의 이 아파트 단지도 마찬가지.
[서울 강남구 공인중개사]
"(전셋값이) 한 10~20% 올랐죠. 10% 오르면 8천이니까 1억에서 1억 5천 사이 오른 거죠."
원래 입주 예정단지들은 대량의 전·월세 물량이 한 번에 나오면서 임대료가 주변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2년 뒤 임대료를 5%밖에 못올리니, 집주인들이 집이 안 나가더라도 처음부터 전셋값을 많이 받겠다고 버티는 겁니다.
[홍순정/서울 성북구 공인중개사]
"'그래도 4억 초반대로 하셔야 (전세가) 나갈 수 있을 거다' 하는데 (집주인들은) '지금부터 싸게 하지는 않겠다'…"
반면 법 시행 전 5% 넘게 올린 임대료를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세입자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대치동에 사는 이 세입자는 지난달 29일 재계약을 하면서 25%나 올린 반전세 임대료를 다시 조정해 달라고 법 시행 당일 공인 중개사를 통해 집주인에게 요구했습니다.
[강창석/서울 강남구 공인중개사]
"연장계약서까지 썼는데 법 시행이 되니까 세입자가 연락이 와서 '법대로 했으면 좋겠다'… 주인 분도 어떻게 하냐고 좀 당황스러워 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임대인들이 중심이 된 부동산 규제 반대 단체들이 2주째 주말 집회를 열어 임대차법에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 주 발표될 수도권 주택 공급안이 임대차 시장 안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입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이준하·김우람/영상편집: 문철학)
뉴스데스크
이준희
"미리 올리자" vs "계약 다시"…곳곳에서 신경전
"미리 올리자" vs "계약 다시"…곳곳에서 신경전
입력
2020-08-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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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8-0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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