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충북 지역, 비 피해 상황 좀 더 자세히 살펴 보겠습니다.
건물이 물에 잠기는 사례도 많지만 지반이 약해지면서 땅이 그대로 내려 앉는 일이 많습니다.
이 바람에 키가 15미터인 불상이 땅으로 꺼졌습니다.
이지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충북 충주의 한 사찰.
동그랗게 파인 땅 밑으로 대형 석불이 쓰러져 있습니다.
15m 높이에 무게만 135톤인데, 폭우에 약해진 지반이 견디지 못해 함께 무너져 내렸습니다.
[사찰 관계자]
"부처님이 무너지더라고. 근데 대책 없이 그냥 쓱 가버리는 거야, 무너져버리는 거야. 그러니까 어떻게 할 수도 없었죠. 뭐라고 얘기를 하겠어요."
인근 마을로 가봤습니다.
땅이 꺼지면서 붉은 벽돌 집은 곳곳에 금이 간 채 한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외벽을 감쌌던 벽돌은 떨어져 나갔고 비틀린 창틀은 간신히 매달려 있습니다.
제가 서 있는 이곳은 애초 마당과 고추밭이 있던 곳인데요.
이렇게 물에 떠밀린 토사가 완전히 덮치면서 원래 모습을 쉽게 상상하기 어려울 정돕니다.
[최향미/주민]
"밭이 다 쓸려나가고 집이 까딱까딱해서 우리 손자하고 아들, 며느리가 놀러 왔는데 다 대피시켰죠. 아저씨가 뇌경색으로 쓰러졌었어요. 그래서 시골에 와서 지금 사는 건데…"
차로 10분 거리의 캠핑장은 산사태가 나면서 흙더미로 변했습니다.
캠핑장 이용객은 어린이까지 스무명가까이있었는데 진입로까지 침수돼 고립되자, 풀과 나무를 직접 낫으로 베어가며 산길을 20분이나 걸어 겨우 대피했습니다.
[캠핑장 이용객]
"119에 아무리 신고를 해도 길이 막히니까 오실 수가 없는 거예요. 길을 내 가지고 애 하나씩 다 업고 그렇게 탈출하게 된 거예요."
이렇게 다행히 빠져나오긴 했지만, 이 지역엔 막힌 지역이 한 두 곳이 아니고, 이런 곳들은 하나같이 다 위험한 구역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굽은 길을 돌자마자 이렇게 폭삭 무너져내린 도로가 나타나는데요.
이런 곳이 수십 군데에 이르지만 당장 복구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동호/중장비 기사]
"우선적으로 가는 쪽이 주민분들이 피해 있는 곳 먼저 해결해드리고 그러고 나서 이제 큰 도롯가… 이런 작업을 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충북에 접수된 시설물 피해만 7백건을 넘긴 상태로, 충청북도는 충주와 제천, 음성, 단양 등 북부 4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MBC뉴스 이지현입니다.
(영상취재: 천교화 (충북))
뉴스데스크
이지현
15m 높이 대형 석불도 '와르르'…복구는 '막막'
15m 높이 대형 석불도 '와르르'…복구는 '막막'
입력
2020-08-0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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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8-0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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