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최근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기승을 부렸죠.
그런데 외국인들 중에도 이 갭투자를 배워서 다주택자가 된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 났습니다.
갭투자로 마흔 채 넘게 집을 사들인 미국인까지 있었는데요, 이런 외국인들 가운데 임대 소득을 숨긴 경우에 대해서 당국이 세무조사에 착수 했습니다.
보도에 김민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40대 미국인 A씨는 2018년부터 수도권과 충청권의 아파트를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3년간 구입한 아파트만 42채.
구입가격은 67억원에 달했는데 전세를 끼고 '갭투자'를 했습니다.
그런데도 A씨는 일부 아파트는 임대등록을 안 했고, 소득 신고도 누락했습니다.
국세청은 A씨가 월급도 많지 않고, 외국에서 돈을 송금받은 흔적도 없다며, 구입 자금 출처를 추적 중입니다.
아시아 출신으로 외국계 기업 임원인 50대 B씨는 한강변과 강남의 아파트 4채를 120억원에 사들였습니다.
이 중 3채는 세를 주고, 각 집마다 1천만원씩 월세를 받았지만, 역시 신고는 안 했습니다.
B씨는 세를 줄 때, 일부러 월세 세액공제를 받지 않는 외국인들을 골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학 목적으로 입국해 국내에 취업한 30대 중국인도 아파트 7채를 사서 세를 놓고도 신고 안 한 건 마찬가지.
국세청은 이처럼 국내에서 아파트를 구입한 외국인 가운데, 임대소득 탈루 혐의가 있는 42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지난 2017년부터 외국인들이 사들인 국내 아파트는 모두 2만3천167채, 금액으로는 7조6천억원이 넘습니다.
두 채 이상 구입한 경우도 1천명이 넘고, 4채가 넘는 외국인도 65명이나 됐습니다.
이들 외국인 가운덴 아파트를 사놓고 한번도 살지 않은 경우가 33%인 7천5백여건에 달했습니다.
3채 가운데 1채는 투기수요라는 겁니다.
[임광현/국세청 조사국장]
"외국인이 실제 거주하지 않는 아파트를 여러 채 취득·보유하고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투기성 수요라 의심됩니다."
국세청은 외국인이라도 아파트를 사고 팔거나 임대소득을 얻었을 때 세금을 내야 하는 건 우리 국민과 똑같다며 추징금을 부과하고, 역외탈세 혐의 등에 대해서는 본국에 통보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편집: 함상호)
뉴스데스크
김민찬
"42채 싹쓸이"…외국인도 한국 아파트 '갭 투자'
"42채 싹쓸이"…외국인도 한국 아파트 '갭 투자'
입력
2020-08-03 20:43
|
수정 2020-08-0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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