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실종자가 가장 많은 충북에서는 무려 여덟 명의 생사를 아직도 확인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애타게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정재영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타지에 사는 가족들까지 모였던 지난 일요일, 악몽은 예고 없이 찾아왔습니다.
폭우에 잠긴 논을 둘러보던 70대 아내가 발을 헛디뎌 배수로에 빠졌고, 둘째 딸과 지인이 구하러 뛰어들었다 급류에 함께 휩쓸려 실종됐습니다.
순식간에 눈앞에서 벌어진 참사를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일흔 여섯살의 농부는 눈을 감으면 당시 상황이 떠올라 나흘째 밤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윤성식/실종자 가족]
"셋이 다 떠내려가는 걸 보니까 죽겠는 거야. 밤에 드러누우면 그때 생각이 나. 자꾸 힘내고 좀 먹고 그러라는데 잘 되려나 모르겠네."
평생 농사일에 치여 살던 아내와 5남매 가운데 유독 효심이 깊었던 둘째 딸을 한꺼번에 잃은 슬픔에 눈물이 쏟아지지만 참고 또 참습니다.
수색 나흘째.
기다림에 지친 가족들은 폭우 속에서도 어선을 빌려 실종자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이병문/실종자 가족]
"찾기는 힘들겠지만 절박한 마음에 가서 시신 한 구라도 찾을 수 있나 하는 희망을 가지고 지금…"
아무 일 없다는 듯 실종자들이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돌아올 것만 같아 집안에는 하루 종일 불을 켜뒀습니다.
[윤성식/실종자 가족]
"곧 올 것 같아. 마음에. 딸하고 지인은 젊으니까 올 거야. 우리 딸도 올 거야. (지금도) 꿈같은 생각이 들지."
가족들의 간절한 바람에도 수색은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소방과 경찰, 해병 전우회까지 나섰지만 구조 소식은 들리지 않습니다.
악천후가 이어지면서 수색은 더 어려워지고, 거센 물살과 싸우는 구조대원들의 피로 역시 쌓여갑니다.
[이규진/충북 단양소방서 대응구조구급과]
"낮에 수색을 하고 출동팀 같은 경우는 야간에 가서 또 출동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나흘째 연속되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피로도가 많이 높아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과 구조대원들 모두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 있지만, 수색 현장엔 다시 굵은 빗방울이 쏟아졌습니다.
MBC뉴스 정재영입니다.
(영상취재: 양태욱(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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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재영
"아내와 딸이 눈 앞에서…" 벌써 나흘째인데
"아내와 딸이 눈 앞에서…" 벌써 나흘째인데
입력
2020-08-0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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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8-0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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