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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굴러오는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아찔한 기억

"돌 굴러오는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아찔한 기억
입력 2020-08-05 20:17 | 수정 2020-08-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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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번 폭우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지역 중에 한 곳이 바로 경기도 안성인데요.

    한 해 농사 거리가 모두 떠밀려 갔고, 집과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컸습니다.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복구까지 한 달이 넘게 걸릴 것으로 보여서 주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시간당 80밀리미터의 '물폭탄'이 쏟아졌던 경기도 안성의 한 마을.

    길을 막고 있던 돌덩이와 흙더미를 실은 트럭이 분주히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산 바로 아래 있는 작은 마을인 탓에, 복구를 위해 길부터 치워야 하는 겁니다.

    연일 이어진 폭우로 나무는 물론 산 중턱에 세워져 있던 차량까지 토사에 떠밀려 30미터 이상을 내려왔습니다.

    인삼과 고추농사를 짓던 이해익 씨도 복구를 위해 다시 집을 찾았습니다.

    이른 새벽 들이닥친 산사태의 기억은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이해익]
    "위에서 산사태가 나서 나무하고 확 밀려닥치는 바람에… (비가) 10분만 더 왔으면 우리 집까지 날아갔을 거예요."

    다행히 아내와 무사히 대피했지만, 한 해 농사를 위해 키우던 인삼 모종과 농자재들이 흔적도 없이 쓸려 내려갔습니다.

    [이해익]
    "인삼 씨를 건져내야 하거든. 그런데 하얀 (물보라 같은) 것이 날아오는 거야. 인삼 씨는 다 저수지로 떠내려 보내고, 사람만 피해서 나와 갖고‥"

    7년 전부터 마을에 들어와 살았던 박근만 씨도 진흙밭이 됐던 집 정리에 한창입니다.

    [박근만]
    "이 바닥에서 5센티의 토사가 쌓여 있었어요, 여기 전체에. 한 30분 만에 모든 상황이 끝나버린 거예요."

    산 중턱으로 올라가니 산사태에 무너져내린 집 한 채가 보입니다.

    집은 이미 살림살이와 흙탕물이 뒤섞여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방 안까지 토사가 떠밀려 내려오면서 창문 높이까지 흙더미가 쌓였고, 건물 벽까지 힘없이 주저앉았습니다.

    이 곳에서 나무 농장을 운영하던 양한모 씨는 뒷산에서 쏟아진 바윗더미가 마당을 뒤덮어 집까지 정리할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양한모]
    "돌 굴러내려오는 소리가 천둥소리 같지. 나무는 한 30그루 이상 패여 나갔죠. 과일나무도 망가지고…"

    오늘 낮 잠시 비가 그치면서 빨래와 집 정리 등 주민들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비로 복구 작업도 더뎌질 거란 걱정에, 주민들은 앞날이 막막합니다.

    [양한모]
    "어느 정도 해놓고 뭘 어떻게 해야 하는데, 지금 뭐 할 대책도 없네. 비가 더 온다고 그러는데…"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정민환 영상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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