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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탄급 위험 물질인데…수천톤 창고에 6년간 방치

핵폭탄급 위험 물질인데…수천톤 창고에 6년간 방치
입력 2020-08-05 20:32 | 수정 2020-08-0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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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마치 핵폭발을 연상시키는 충격을 일으킨 물질은 질산 암모늄 이었습니다.

    주로, 비료 제조에 사용되지만 폭발성도 있다 보니 테러용 폭탄 제조에 쓰이는 위험한 물질인데요.

    수천 톤이 베이루트 항구에 아무런 관리 없이 6년 동안 방치돼 있던 겁니다.

    이어서 김준석 기잡니다.

    ◀ 리포트 ▶

    아비규환의 밤이 지나고 날이 밝자 드러난 사고 현장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초토화됐습니다.

    철골 구조물은 엿가락처럼 휘어진 채 무너져 형체를 알아볼 수조차 없게 됐습니다.

    거리마다 폭발로 뜯겨진 건물 잔해와 파괴된 자동차가 즐비합니다.

    [하디 나스랄라]
    "주위의 모든 자동차들과 건물들이 쓰러져 버렸습니다. 베이루트 전체에 유리가 비처럼 내렸습니다."

    마치 핵폭발과 같은 버섯구름과 진도 4.5의 지진에 해당하는 충격을 만들어 낸 건 질산암모늄이었습니다.

    질산암모늄은 흔히 비료로 쓰이지만 가연성 물질과 닿으면 쉽게 폭발하는 성질 때문에 폭탄 제조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런 폭발성 때문에 대다수 국가에선 보관 환경을 규제하고 있지만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선 질산암모늄 수천 톤이 아무런 관리 없이 수년 째 보관돼 있었습니다.

    [마후무드 알 아스마르/레바논 최고방위위원회 위원장]
    "질산암모늄 2천 750톤이 예방조치 없이 6년동안 항구 창고에 존재해 왔던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2750톤의 질산암모늄 폭발 위력은 75년전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5분의 1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레바논은 2주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세계에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하산 디아브/레바논 총리]
    "우호적인 모든 나라들이 레바논의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데 도움을 줄 것을 긴급히 요청합니다."

    특히 베이루트 최대 병원 한 곳도 폭발로 파괴되는 등 밀려드는 부상자들을 감당하기엔 의료여건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SNS에는 혈액이 부족하다는 호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레바논 의료진]
    "병원의 피해가 큽니다. 천장도 무너지고 병실 유리도 다 깨졌습니다."

    유독가스로 인한 2차 피해도 우려됩니다.

    폭발 현장에서는 붉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는데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이 섞여있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현지 언론들은 어린이와 노약자는 베이루트를 탈출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이번 폭발에 대해 레바논 당국은 일단 관리 소홀을 원인으로 보고 있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폭발을 끔찍한 공격으로 규정했습니다.

    만약 폭발에 배후 세력이 있다고 드러날 경우 중동 정세에 큰 혼란이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MBC뉴스 김준석입니다.

    (영상편집: 김선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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