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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기 가파른데 "위험성 없다?"…곳곳이 '시한폭탄'

기울기 가파른데 "위험성 없다?"…곳곳이 '시한폭탄'
입력 2020-08-05 20:45 | 수정 2020-08-0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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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앞서 보신 것처럼 이렇게 위력적인 폭우가 계속 되면서, 중부 지방에는 곳곳에 산사태 경보가 발령돼 있습니다.

    앞 서 전해드렸던 일가족 세 명이 숨 진 경기도 가평, 펜션 일대를 중심으로 점검을 해 봤더니, 곳곳이 여전히 위험에 노출돼 있었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현장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갑작스런 산사태로 일가족 3명이 숨진 경기도 가평 펜션.

    사고현장에선 아직도 무너진 펜션 잔해물을 치우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곳에 계속 비가 내리는 가운데, 3명의 희생자를 낸 산은 쉴새없이 물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펜션은 산림청으로부터 산사태 위험이 없다는 5등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펜션 뒤편 야산의 흙더미 경사가 20도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사고가 난 걸까.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펜션 뒤편 산의 흙더미가 씻겨내려가 드러난 암반의 기울기는 40도, 흙더미 경사의 2배로 매우 위험한 수준입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지형은 한 20도인데, 암석의 경사는 35도 내지 40도예요. 깎아서 노출돼버리잖아요, 그러면 (암반 위로) 흙이 미끄러지기 시작해요. 지질 조사를 충분하게 하지 않았다…"

    사고 현장에서 5분 정도 떨어진 다른 펜션입니다.

    이번 비에 역시 산사태가 나 흙더미와 양봉장이 펜션을 그대로 덮쳤습니다.

    다행히 건물이 무너지지 않아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문짝이 떨어져나가 실내까지 흙더미가 덮쳤습니다.

    가평군에 들어선 펜션은 수 백곳, 상황이 비슷한 곳이 적지 않습니다.

    이곳도 경기도 가평의 또다른 야산입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기울기가 굉장히 가파른데, 이 산을 타고 내려오면 옹벽이 없이 곧바로 이런 펜션이 나옵니다.

    [펜션 관계자]
    (흙막이 이런 거 없어도 괜찮아요?)
    "원래부터 없는데, 저희는 잘 모릅니다."
    (옹벽 같은 거 없어도?)
    "원래 여기 없었어요."

    가평군의 경우 산을 깎고 펜션을 지을 때 적용되는 안전 법규는 "표면 경사도가 25도 이하"라는 규정뿐입니다.

    [가평군청 관계자]
    "(펜션 지을 때) 세부적인 규정은 없고요, 허가자가 보고 지형이나 이런 게 적정한지 검토를 하고요…"

    산비탈에는 옹벽을 세우고, 콘크리트 건물을 짓게 하는 등의 보다 강화된 안전 대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예측이 안되는 집중 호우가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는 만큼 산사태 대책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산 밑에 있는 것들은 예쁘게 펜션을 패널로 하지 말고 콘크리트로 지으면 사망사고까지는 안 나요. 피해 예방 대책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지금은 (대책)없이 무방비로 당하는 거예요."

    이번 폭우로 전국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벌써 310건이 넘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김우람 / 영상편집: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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