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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21만 마리 폐사"…축산 농가 '피눈물'

"폭우에 21만 마리 폐사"…축산 농가 '피눈물'
입력 2020-08-06 20:16 | 수정 2020-08-0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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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폭우로 인한 과실 피해 상황을 어제 전해 드렸는데, 축산 농가의 피해도 엄청난 상황입니다.

    축사가 무너지거나 가축이 떠내려가면서, 폐사된 규모가 충북에서만 21만 마리를 넘어섰습니다.

    이지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시간당 무려 80mm의 비가 쏟아진 지난 2일.

    그 수를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닭들이 죄다 진흙을 뒤집어쓴 채 휩쓸려버렸습니다.

    산사태가 양계장을 덮치면서, 닭 7만 마리 가운데 6만 마리가 폐사한 겁니다.

    60대 부부가 운영하는 이 양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양계장 6개 동은 뒷산에서 엄청난 양의 토사가 쏟아지면서 흙더미에 파묻혀 버렸고, 죽은 닭들은 군데군데 하얗게 쌓여 있습니다.

    양계장 안은 폐사한 닭들과 용케도 살아남은 닭들까지 뒤엉켜 발을 디딜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원명희/양계장 운영자]
    "우리 여기 있다가 죽겠다, 빨리 그냥 내려가자… 이랬었는데 그러고 나서 고개를 들었는데 이쪽에서 물이 진짜 쓰나미 같아. 확 밀려오더라고, 여기서."

    살아남은 닭 만 마리도 처참한 몰골입니다.

    양계장이 엉망이 되면서 먹이를 주지 못하다 보니 살아남은 일부 닭들은 흙탕물 속에서 폐사한 닭을 뜯어먹고 있습니다.

    이런 닭들은 비록 살아남기는 했지만 죽은 닭들과 뒤엉키는 바람에, 언제 병균에 감염될지 몰라 내다 팔 수도 없습니다.

    이렇게 흙에 파묻혀 폐사한 닭이 썩으면서 악취가 쉽게 숨을 쉬기 힘들 정도입니다.

    한여름이라 빠른 속도로 부패하고 있는데, 산사태로 막힌 길을 트는 데만 나흘이나 걸렸습니다.

    굴삭기를 동원해 치운 토사는 5m 높이를 훌쩍 넘겼습니다.

    [최태균/양계장 운영자]
    "환경적인 문제도 있고, 지금 동네 여기 냄새가 나서… 어차피 우리 집에서 나간 폐사니까 내가 어떻게 할 말이 없는 거야."

    폭우에 쑥대밭이 된 축산 농가의 피해는 충북에서만 집계된 것만 63건.

    가축 21만 8천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공공시설을 복구할 인력과 장비도 태부족인 상황인데다, 이런 개인시설은 현재로선 복구 지원을 받을 수도 없는 실정이어서 축산 농가는 발만 구르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지현입니다.

    (영상취재: 천교화(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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