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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같은 소를 구하자"…'배타고 마을로' 필사의 구출

"자식같은 소를 구하자"…'배타고 마을로' 필사의 구출
입력 2020-08-09 20:09 | 수정 2020-08-0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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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경남지역에서는 오늘 새벽 제방 곳곳이 무너지면서 마을이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주민들은 간신히 몸을 피했습니다.

    하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소들을 구조하기 위해 힘을 합치기도 했습니다.

    긴박한 현장 상황, 이재경 기자가 전합니다.

    ◀ 리포트 ▶

    경남 창녕군 이방면 들판이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낙동강 종주길인 자전거 도로는 두 동강이 났습니다.

    오늘 새벽 낙동강 제방 40여 미터가 무너지면서 창녕의 2개 마을이 완전히 물에 잠겼습니다.

    제방이 유실되면서 갑자기 물이 불어나는 바람에 인근 마을도로는 이처럼 노란 흙탕물로 뒤덮였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단잠을 자다 고지대로 탈출하는 등 360여 명이 한때 고립됐습니다.

    [김경순/경남 창녕군 이방면 구학마을]
    "다 못 챙겼지, 몸만 뛰어나왔지. 죽을까 싶어서… 자다가 이장이 둑 터졌다고 고함질러서 그래서 쫓아 뛰어나왔어."

    합천군 쌍책면과 율곡면도 인근 제방 붕괴로 수중 도시로 변했습니다.

    주민들은 일찍 대피했지만 미처 피하지 못하고 축사에 갇힌 소 구출 작전도 펼쳐졌습니다.

    떠내려가는 수십 마리의 소들을 주민들이 보트를 타고 힘을 합쳐 구조합니다.

    자식 같은 가축들이 물에 빠져 탈진하거나 폐사하자 사육 농민들의 마음은 타들어갑니다.

    [석만진/경남 합천군 양돈 농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45년 양돈 농가를 운영하면서 합천댐이 있기 전에도 이런 침수는 없었습니다."

    합천 황강변을 따라 비 피해가 집중됐는데, 합천댐에서 초당 2천7백 톤까지 방류량을 늘린 탓에 주민들은 피해가 커졌다고 하소연합니다.

    [김종길/경남 합천군 비닐하우스 농가]
    "(지난 2003년 태풍) '매미' 때도 여기에 400mm 비가 왔었는데 괜찮았어요. 어제 불과 비가 230mm밖에 안 왔습니다 여기에. 이건 수해가 아닙니다, 인재입니다."

    이틀간 쏟아진 폭우에 경남에서는 농경지 686헥타가 물에 잠기고 가축 3천6백여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MBC 뉴스 이재경입니다.

    (영상취재: 우무진(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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