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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에 '물과일'…단맛을 지켜라

물폭탄에 '물과일'…단맛을 지켜라
입력 2020-08-11 20:35 | 수정 2020-08-1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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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역대 가장 긴 장마가 이어지면서 농산물의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복숭아나 수박 같은 일부 과일의 값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는데요, 긴 장마에 과일의 당도가 떨어지면서 팔리지 않고 있는 겁니다.

    김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충북 옥천의 과수원.

    수확을 앞둔 복숭아들이 무더기로 떨어져 썩어갑니다.

    전체의 40%가 폭우로 낙과 피해를 입었습니다.

    [송성호/복숭아 재배 농민]
    "엊그저께 많이 떨어졌어요. 계속 비가 왔잖아요. 낙과 피해 당하고 나면 솔직히 일이 손에 안 잡혀요."

    남아 있는 복숭아도 문젭니다.

    나무가 과다한 빗물을 흡수한 데다, 일조량까지 부족했던 탓에, 당도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13브릭스였던 당도는 지금은 한자릿수.

    말 그대로 물복숭아가 돼버린 겁니다.

    [송성호/복숭아 재배 농민]
    "(복숭아는) 물도 굉장히 좋아하는 과일 나무 중에 하나인데, 과일로 물을 많이 보내줘요. 그러니까 당도가 빠질 수밖에 없거든요."

    농민들은 흰색 타이벡 부직포를 깔아 빗물이 뿌리로 스며드는 것을 막고, 빛을 반사해 나무로 모아주는 등 당도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비가 내리면 빛 반사가 잘 안될까 부직포 위 고인 물을 일일이 쓸어냅니다.

    [김형진/충북 옥천농협 센터장]
    "타이벡을 써서 그나마 좋다고 보는데, 전년 대비해서 2-30%는 정도는 맛이 떨어지지 않았나…"

    수박 역시 비상입니다.

    유통업자들은 맛있는 수박을 선별하기 위해, 당도가 높은 씨없는 수박을 골라 1차 감별한 뒤 2차 3차 당도 측정까지 하고 있습니다.

    [김대진/농산물 유통업체 대표]
    "계속 비가 오는 상황에서 수박이 이제 뿌리에서 물을 빨기 때문에 당도가 오를 시간이 없는 거죠."

    유통업체들도 당도 방어에 나섰습니다.

    산소를 2%까지 줄이고 질소로 채워놓은 특수창고에선 당도가 잘 보존되기 때문에, 산소마스크까지 써가며 과일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성을 기울여 당도를 높인 과일을 내놓아도, 장마가 길어지면서 과일 매출은 계속 떨어지는 추셉니다.

    [김성철/대형마트 영업팀장]
    "'우기철에 이렇게 수확을 하게 되면 당연히 당도가 떨어진다' 그렇게 손님들이 인식을 좀 하고 있습니다."

    장마가 끝나 햇빛이 강해지면 과일이 갑자기 익어버리거나 물러지는 2차 피해도 우려되고 있어, 정부는 농가에 칼슘제를 싸게 공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MBC뉴스 김세진입니다.

    (영상취재: 황성희 김재현 / 영상편집: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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