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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택배기사의 첫 휴가…"휴일 보장 당연한 일 돼야"

5만 택배기사의 첫 휴가…"휴일 보장 당연한 일 돼야"
입력 2020-08-14 20:13 | 수정 2020-08-1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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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늘은 28년 만에 처음으로 택배 기사들이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당장 밀려 있는 물량 때문에 오히려 업무가 더 힘들어지는 게 아니냐, 이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택배 기사들의 노동 환경을 바꾸기 위해서 앞으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김민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오전 인천 서구에 있는 한 택배 영업소.

    택배가 가득 쌓여 있어야 할 야적장은 텅 비었고, 물건을 옮기는 지게차는 멈춰 섰습니다.

    택배기사가 없는 택배차들도 영업소 주변 곳곳에 주차돼 있습니다.

    [택배 영업소 관계자]
    "저희는 거의 휴가 갔고. 화물만 찾아가는 사람을 처리하는 사람만 있는데… (택배는) 오늘은 안 해요."

    택배 없는 날이 처음 시행된 오늘.

    택배기사 약 5만 명이 휴일을 보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넷에는 처음으로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줬다는 아빠 사연과 가족 여행 인증 사진들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노조가 없거나 중소 택배업체에서 일하는 기사들은 쉬지 못했습니다.

    [중소업체 택배노동자]
    "'오늘 왜 택배 움직이세요?' 다 그러더라고요. 저도 웃으면서 저희는 안 쉬어요 그랬거든요"

    또 택배 없는 날이 아닌 택배를 미루는 날이라며 월요일을 걱정하는 기사들도 있습니다.

    [정의수/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오늘 못하면 내일이라도 해야 하고, 그런데 오늘 못한 물량이 내일 온 물량하고 합쳐지면 어마어마하겠죠."

    특별한 오늘이 평범한 휴일이 되기 위해선 근본적인 노동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기사들은 말합니다.

    현재 5만 명이 넘는 기사 중 산재보험에 가입돼있는 사람은 7천여 명에 불과합니다.

    대부분 영업소에서 택배 기사들을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산재 대상으로 신청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배송 건수에 따라 일당을 받다 보니 하루 업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택배 분류작업은 노동 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세규/전국택배연대노조 교육선전국장]
    "(분류작업은) 장시간 노동을 하는 계기가 되는데 이 분류작업은 저희가 어떤 노동의 대가를 받고 있지 못하는 공짜노동 일입니다."

    마음 편히 쉴 수 있게끔 휴무일을 보장하는 것과 배송료의 현실화도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택배업에 대한 근무실태 조사를 하고 택배 노동자 건강 보호의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김백승 /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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