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제75주년 광복절을 맞아 우리 문화재 가운데 성을 둘러봤는데요.
우리 성은 허물어지고 없는데 일본이 우리 땅에 지은 성은 많은 돈을 들여 관광자원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설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조선 명나라연합군과 일본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울산 왜성입니다.
울산 중구청이 관광지로 개발한다며 왜장 가토 기요마사 동상을 세우려다 주민 반발로 무산됐습니다.
울산 서생포 왜성에서는 가상체험을 할 수 있고 경남 사천 선진리성은 폐허만 남은 터에 수십억 원을 들여 왜성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왜성은 문화재라는 이유로 비교적 잘 관리돼 온 겁니다.
반면 1987년 뒤늦게 사적으로 지적된 경상좌도병영성은 원형을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우리 성들은 도로를 내거나 감옥을 짓는 등 일제의 침략 목적에 쓰이며 헐렸습니다.
[한삼건/울산대 명예교수]
"문화적 가치를 가진 것이라 하더라도 일본인들 관점에서 봤을 때는 전혀 문화재적 가치가 없는 거죠."
일제가 1930년대 정한 우리나라 고적은 145개.
이 가운데 성이 56개로 가장 많았는데 왜성은 모두 문화재로 지정된 반면 우리 성은 천600여 개 가운데 주로 일본과 관련된 45개만 지정했고 조선시대 성은 단 2개만 살아남습니다.
일제는 일본군 전승지 위주로 문화재를 지정했고 해방 후 우리는 일제가 정한 문화재를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아라키 준/한국학 박사]
"새로운 일본적인 것을 심음으로써 조선을 우리가(일본이) 지배하고 있다…"
바람직한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서라도 식민지 문화재에 대한 연구와 성찰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설태주입니다.
뉴스데스크
설태주
왜성은 남고 우리성은 사라져…문화재 지정마저 일제 잔재?
왜성은 남고 우리성은 사라져…문화재 지정마저 일제 잔재?
입력
2020-08-15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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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8-1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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