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프로 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애경 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 했습니다.
그런데, 구형 사유를 얘기하는 검사의 입에서 '재벌 남성도 중독 될 수 있다는 위험을 알렸으니' 감형이 필요하다.
이런 황당한 말이 나와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곽동건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애경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이사.
지난 2017년부터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약 100회나 불법 투약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채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 등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이미 마약 전과가 있는데도 또다시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감형 필요성을 설명하던 도중 검사는 언뜻 이해하기 힘든 이유를 댔습니다.
"특히 프로포폴이 더이상 유흥업소 여직원이 피부미용을 하면서 즐기는 게 아니라, 재벌 남성도 중독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 오남용의 위험을 알린 점을 양형에 고려해달라"고 한 겁니다.
검사가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여성을 비하했을 뿐 아니라, 범행을 미화하기까지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오선희/변호사]
"사회적 환기를 하기 위해서 상습투약한 게 아니잖아요. '여성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마약을 더 많이 할 것'이라는 편견을 강화하는 구형이기도 하고, 어떤 측면으로도 문제가 있는 내용이 아니었나…"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채 전 대표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기여한 면이 있다"며 "프로포폴이 우리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드러냈다는 취지로 언급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곽동건입니다.
(영상편집: 김창규)
뉴스데스크
곽동건
"재벌이 프로포폴 위험 알렸으니.." 검사의 황당한 호소
"재벌이 프로포폴 위험 알렸으니.." 검사의 황당한 호소
입력
2020-08-1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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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8-1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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