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으로 겨우 버텼는데…앞으로 어떡하나

◀ 앵커 ▶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들, 그나마 지난 2분기는 재난 지원금 덕에 버텼는데 그마저도 이제 끊겼고 코로나19는 다시 기승을 부리고 그들의 한숨 소리는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김민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광장시장에서만 40년째인 한복집.

이번 주 단 한 건도 주문이 없었습니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결혼식 등이 연기되면서 받아놓은 주문마저 취소되는 상황.

매달 1천만 원 넘는 적자에도 버텨왔지만, 이제는 희망조차 사라졌다고 말합니다.

[성유현/한복가게 운영]
"(코로나가) 다시 또 이렇게 크게 터지니까 가업을 계속 이어가지고 사업을 할지 말아야 될지 결정을 하든지 이렇게 해야 될 단계에 온 것 같아요."

평화시장에서 30년째 수건을 팔아 온 이상렬 씨도 이번 주 손님을 못 본 건 마찬가지.

행사나 모임이 있어야 수건이 팔릴 텐데, 다시 번진 코로나가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이상렬/수건가게 운영]
"주요 매출이, 사람이 모이는 그런 거기 때문에 거의 완전히 없다고 봐야죠. 버티는 사람들만 버티고, 못 버티는 사람들은 또 문 닫은 분들도 많이 있고¨"

매달 천만 원 넘는 월세를 내는 순댓국집이 오늘 받은 점심 손님은 고작 6명.

견디다 못해 두 달 전 가게를 내놨지만 폐업조차 뜻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배진희/순댓국가게 운영]
"10분의 1로 매출이 빠졌어요. 가게를 운영할 상황은 아니고 원래 그만뒀어야 됐는데, 가게 계약 기간이 아직 남아있어서 못 나가고 있거든요."

코로나가 가라앉기만을 기다리며 6개월을 버텨온 자영업자들은 이번 재확산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 2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의 사업 소득은 작년보다 16%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상위 20%가 2% 가량 줄어든 데 비하면 코로나 충격을 영세 자영업자들이 온몸으로 받은 겁니다.

근로소득도 마찬가지.

상위 20% 가구는 4% 줄었지만, 일용직과 임시직이 많은 하위 20% 가구는 18%나 급감했습니다.

그나마 저소득층이 무너지지 않고 버텼던 건 재난지원금의 힘이었습니다.

2분기 하위 20% 가구의 전체 소득은 9% 가까이 증가했는데, 소득의 절반가량인 83만여 원이 정부 지원금이었습니다.

문제는 앞으롭니다.

정부 재난지원금과 저금리 대출 등으로 6개월을 견뎌온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은 버틸 방도가 없다고 호소합니다.

[이정순/빈대떡가게 운영]
"서민만 죽는 거지 뭐. 없는 사람만. 매일 하루하루 벌어서 먹어야 되는데 매일 손님이 없으니, 죽는 거야…"

지난달 직원을 내보낸 자영업자만 1년 전에 비해 11% 넘게 늘어나는 등 자영업자의 영세화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

이들이 어떻게든 버틸 수 있는 능력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영상편집: 김선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