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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 마셨는데"…푸틴 '정적' 의식불명

"차 한 잔 마셨는데"…푸틴 '정적' 의식불명
입력 2020-08-20 20:36 | 수정 2020-08-2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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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정적이자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가 비행기 안에서 쓰러져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습니다.

    비행기 탑승 전 차를 마셨는데, 그 안에 독극물이 담겼던 것으로 의심되고 있습니다.

    한수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비행기 안에서 한 남성이 비명을 지릅니다.

    비명의 주인공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

    나발니는 갑자기 땀을 흘리다가 화장실에 간 뒤 정신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향하던 비행기는 옴스크에 비상착륙했고 나발니는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독극물에 노출된 환자를 치료하는 중환자실에 입원한 나발니는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의료진]
    "안 좋은 상태입니다. 호흡을 할 수 없어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습니다."

    나발니 측은 누군가 독살을 시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나발니의 대변인은 "비행기 탑승 전 마신 차에 섞인 독성 물질에 중독됐다"며 "아침부터 마신 것은 차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나발니는 푸틴이 속한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 의원들의 비리를 조사하기 위해 시베리아 도시를 방문하던 중이었습니다.

    시베리아에 머무는 동안 건강했고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측근들은 전했습니다.

    변호사 출신인 나발니는 수십차례 투옥된 적 있는 대표적인 야권 운동가로 푸틴에겐 눈엣가시 같은 존재입니다.

    지난달 푸틴의 종신 집권을 가능케한 개헌 국민투표에 대해서도 부정투표이며 위헌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해왔습니다.

    [알렉세이 나발니/지난달]
    "푸틴은 부패한 측근들과 함께 불법적으로 권력을 점유하고 러시아를 평생 지배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나발니는 지난해 7월에도 공정선거 촉구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금돼 있던 중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고 쓰러졌습니다.

    당시에도 나발리 측은 "화학 물질에 노출된 것 같다"고 했지만 검사 결과 독극물 흔적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주치의/지난해 7월]
    "CCTV에 5명이 찍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멀쩡해요. 갑자기 나발니만 알레르기 반응을 했습니다. 말이 안 되지 않나요?"

    지난 2006년과 2018년, 영국에서는 이중 간첩 활동을 하다 망명한 전직 러시아 비밀요원들이 독극물로 살해됐습니다.

    이들에게선 쉽게 구할 수 없는 군사용 독극물이 발견돼 국가적 차원의 독살 음모란 의혹이 일었고, 영국은 푸틴 대통령을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SNS에서는 이번 나발니 사건 역시 정부 차원의 개입이 있었을거란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영상편집: 함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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