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세청이 해외 명품을 파는 다국적 기업의 국내 법인을 상대로 세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한국에서 인기가 좋다는 이유로 가격을 여러 차례 올려서 다른 나라보다 비싼데 세금은 그 올린 만큼 내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김민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5월,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앞.
백화점 문이 열리기도 전에 새벽부터 100여 명의 사람이 줄을 섰습니다.
유명 명품 업체가 가방 가격 인상을 예고하자, 오르기 전에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든 겁니다.
세계 8위 수준인 국내 명품 시장의 규모는 14조 8천억 원.
특히 코로나로 인한 보상소비 영향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20% 넘게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인기가 많은 명품 업체들 가운데 일부가 탈세를 한 정황이 포착돼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들 명품 업체 국내 법인은 국내에서 가격을 여러 차례 올렸는데, 그 과정에서 수입 가격을 정상가보다 높게 책정해 탈세한 것으로 국세청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해외 본사의 수익은 높이고, 판매를 맡은 국내 법인의 이익은 줄여 국내에서 세금을 적게 냈다는 겁니다.
이렇게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것으로 의심되는 다국적 기업은 43곳.
하지도 않은 경영자문료 수백억 원을 해외 본사에 지급해 적자를 내는 방식으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다국적 온라인 유통회사도 있었습니다.
[임광현/국세청 조사국장]
"터무니없이 많은 수백억 원의 경영자문료를 매년 외국 모법인에게 지급하는 수법으로, 국내 소득을 인위적으로 축소시켜 법인세를 회피하고…"
재산 수십억 원을 해외 계좌로 입금한 뒤, 미국 비벌리 힐스와 라스베이거스에서 고급주택을 사 배우자와 자녀에게 편법 증여한 국내 사업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국세청은 역외 탈세 대상자 본인은 물론, 가족과 관련 법인까지 조사해 최대 60%의 가산세를 부과하고 검찰 고발까지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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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민찬
탈세도 '명품급'? 가격은 올리고 세금은 안 냈다
탈세도 '명품급'? 가격은 올리고 세금은 안 냈다
입력
2020-08-27 20:47
|
수정 2020-08-2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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