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태풍 바비가 위협적이었던 건 거센 바람 때문 이었는데요.
태풍의 길목에 있는 주민들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긴장의 현장들을 찾아 가봤는데 그 위력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윤상문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취재진은 전남 목포에서 태풍을 기다렸습니다.
처음 맞닥뜨린 태풍의 위력은 심상치 않았습니다.
항구로 대피한 선박들은 단단히 묶였고 배 위의 태극기는 찢어질 듯 휘날렸습니다.
태풍 바비가 제주도 옆을 지나던 시점.
전남 목포는 마치 폭풍전야처럼 평온한 듯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바로 그때 피해 소식이 하나 둘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차로 50분 거리에 있는 전남 장흥.
도착해보니 샌드위치 판넬이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최대 시속 70km의 강풍이 농가 지붕을 날려버린 겁니다.
태풍이 턱밑까지 다가오자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지고 시시때때로 돌풍이 몰아칩니다.
밤 10시쯤.
서해안을 따라 북상한 바비는 한반도를 잠재웠습니다.
거리는 한산했고 도로는 텅 비었습니다.
지금 태풍은 목포 서쪽 해상에서 북상해 전북 지역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나무가 강하게 흔들릴 정도로 바람이 거세지만, 비는 많이 내리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고속도로에는 이렇게 차량을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밤 12시 쯤 전북 부안 변산반도에 도착했습니다.
바람의 세기는 더 강해졌습니다.
자정을 넘긴 현재 태풍은 이곳 변산반도 서쪽 해상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해안가에 바람이 너무 거세서 이렇게 가게 문에 잠금장치를 걸었는데도 덜컹거리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날려버릴 수 있다는 '역대급' 강풍 경고가 내려져 작은 어선들은 뭍으로 올려져 있었습니다.
잠을 이루지 못한 어민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승수/어선 선주]
"(배가) 줄이 풀리지 않을까 해서 지금 나와 봤어요. 보트(작은 어선)들은 바람 조금만 불어도 넘어가니까 다 위로 올려서 (정박합니다)…"
긴 밤이 끝났습니다.
어느새 날이 밝은 평택항.
두터운 먹구름이 뒤덮고 있었습니다.
태풍의 끝자락이었지만 폭우를 머금은 바비가 아직은 건재함을 보여줍니다.
저희 취재진은 밤사이 태풍을 따라 이곳 평택항까지 이동했습니다.
가는 곳마다 강풍이 몰아쳤고, 나무가 쓰러지거나 간판이 떨어지는 등의 시설물피해가 잇따랐지만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영상편집: 이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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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윤상문
태풍 '바비' 할퀴고 간 현장…"농가 지붕도 날려"
태풍 '바비' 할퀴고 간 현장…"농가 지붕도 날려"
입력
2020-08-27 21:02
|
수정 2020-08-2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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