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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4곳서 "안 돼"…결국 길에서 숨진 '심정지' 환자

병원 4곳서 "안 돼"…결국 길에서 숨진 '심정지' 환자
입력 2020-08-28 20:12 | 수정 2020-08-2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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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기도 의정부에서 심장 마비로 쓰러진 30대 남성이 치료할 병원을 찾지 못해서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어제 부산 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요.

    의사들의 집단 휴진이 계속 되고 있는 상황에서, 생명의 최전선을 지키는 응급실마저 의료 공백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재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새벽 5시쯤, 경기 의정부의 한 도로를 구급차가 빠른 속도로 달립니다.

    30대 남성이 자택에서 심정지가 발생했다는 신고에 119가 출동했습니다.

    10분 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이 응급처치를 하는 동안 상황실은 인근 병원에 이송을 요청했습니다.

    "안 된다"는 대답에 3킬로미터에서 10킬로미터 반경 안에 있는 다른 병원 3곳에도 차례로 전화를 했지만 하나같이 '이송 불가' 통보를 받았습니다.

    16분 지나서야 18킬로미터나 떨어진 경기도 양주의 한 병원으로 출발합니다.

    양주 병원에 도착한 건 5시 43분.

    환자는 결국 숨졌습니다.

    심정지 환자는 1초라도 빨리 응급처치를 하는 게 관건입니다.

    소방당국은 병원 이송이 지연된 게 생사를 갈랐다고 단정할 순 없다면서도, 안타깝다는 입장입니다.

    [장미옥/의정부소방서 구급대장]
    "근거리에 있는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 가서 조금 더 전문 의료진을 통해서 처치를 받았더라면 결과가 바뀌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병원들에게 환자를 받지 못한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의정부성모병원 관계자]
    "전공의 파업 관련해서 CPR(심폐소생술)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안 된다고."

    서울상계백병원은 심정지 환자인 줄 알았다면 받았을 거라고 답했습니다.

    [서울 상계백병원 관계자]
    "(환자를) 수용 가능하느냐고만 문의를 하셨으니까요. '소방서에서 심정지 환자다'라고 했으면 저희는 받았을 거 같아요."

    하지만 통화 내용을 확인해보니, 해명과 달랐습니다.

    [경기북부소방본부 상황실-서울 상계백병원 응급실 통화(오늘 새벽)]
    "(지금 40대 남성 지금 심정지 상황이고 브이 핍(맥박이 불규칙한 상태) 계속 떠서요. 지금 수용 가능한지?) 저희 안돼요."

    나머지 2개 병원은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틀 전 부산에서도 약물을 마신 40대 남성이 부산에서 울산까지 병원을 전전하다 결국 숨졌습니다.

    [출동 구급대원]
    "진료가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병원들은 직접적으로 다 연락을 해봤습니다. 그랬는데 다 기타 이유로 거부를 당했었고요."

    정부는 이 남성이 진료를 거부당한 배경에 의료진들의 집단 휴진 사태가 영향을 준 건 아닌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하 윤병순 영상편집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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