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손하늘

[단독] 같은 은행 두 번 갔다가…알고 보니 보이스피싱

[단독] 같은 은행 두 번 갔다가…알고 보니 보이스피싱
입력 2020-08-31 20:28 | 수정 2020-09-01 11:01
재생목록
    ◀ 앵커 ▶

    코로나19 여파로 급전이 필요한 이들을 상대로 한 보이스 피싱, 이제는 그 절박함을 악용해서 범죄에 가담까지 시키고 있습니다.

    한 피해자가 공범이 되는 것도 모르고 거액을 인출 하려던 순간, 은행원과 경찰관의 기지로 '보이스 피싱에 가담 한다는 추가 피해'를 막았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은행 문을 열자마자 찾아 온 한 남성.

    초조한 듯 창구를 바라보더니 놔두고 온 가방을 가지러 들락날락합니다.

    뭔가 이상한 이 남성.

    3천 2백만 원을 찾아 은행을 나갑니다.

    그런데 4시간 뒤, 이 남성이 또 찾아왔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창구에 다시 앉았는데 이번엔 2천 8백만원을 찾겠다고 합니다.

    순간적으로 보이스피싱을 '직감'한 은행원.

    [국민은행 월계동지점 직원]
    "부지점장님께 (메신저로) 말씀을 드렸고요. 여기서(인출자)는 '기계를 구입한다'고 했지만, 반대쪽(입금자)에서는 다른 용도로 얘기를 했고, (말이) 안 맞는 거죠."

    경찰이 올 때까지 시간끌기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국민은행 월계동지점 직원]
    "물도 한 잔 갖다드리고, 수표도 발행하는 척, 돈도 드리는 것처럼 꺼내와야 하고 해서‥ 연락처 변경도 해 드리고."

    마침 근처를 순찰하던 경찰은 경광등과 사이렌을 끄고 이곳 은행 앞으로 출동했습니다.

    결국 신고 3분 만에 도착한 경찰에게 이 남성은 덜미를 잡혔습니다.

    [이현서/서울 노원경찰서 월계지구대]
    "'빌려준 돈을 받은 것뿐이다. 경찰관들이 원래 큰 돈을 거래하면 이렇게 많이 오냐'는 식으로…"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인출 역할을 맡은 이 남성.

    그런데 경찰조사에서 본인도 보이스피싱 피해자라고 진술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코로나19 여파로 빚이 늘어난 이 남성에게 접근해 "계좌에 돈을 보내 신용평점을 높여 줄 테니 돈을 꺼내 전달하라" 며 인출 역할을 맡겼다는 겁니다.

    [현금 인출 남성]
    "국민은행 명함을 카톡으로 찍어서 보내줘요. 코로나 때문에 (사업이) 완전히 작살이 나서, 반토막도 아니고 80~90% 매출이 줄으니…"

    이 인출책이 오전에 인출한 돈을 은행 앞에서 기다리던 조직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찰은 돈을 받아 달아난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쫓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현 / 영상편집 : 위동원 / 영상제공 : KB국민은행)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