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온라인으로 중고 거래를 하면서 물건도 없이 상습적으로 돈만 받아 챙긴 사기범이 구속 됐습니다.
경찰에 검거될 당시 생김새가 비슷한 형의 신분증을 보여주면서 신분을 속이려고 했는데 알고보니 형도 이미 같은 혐의로 구속된 상태였습니다.
김건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부천의 한 우체국.
출동한 경찰이 한 남성을 데리고 밖으로 나옵니다.
"아니 이거 동생 신분증이에요?"
(저라고요 이게, 저라고요.)
"이게 선생님이라고요?"
(예.)
신분증과 실제 지문이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제시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지문 다시 한 번 확인해봐요, 그럼.)
"거짓말 좀 그만해요 진짜. 지문이 다른데 뭘…"
추궁이 계속되자 갑자기 이 남성이 경찰관을 뿌리치고 달리기 시작합니다.
신고 있던 슬리퍼도 벗어던진 채 맨발로 달려갑니다.
갑자기 차도로 뛰어든 범인은 자신의 차량을 세워놓은 인근 세무서까지 100미터 넘게 질주했지만 결국 이곳에서 붙잡혔습니다.
[이 민/부천원미경찰서 중앙지구대 경사]
"얼굴이 매우 형제가 흡사해서 약간 확신하기는 좀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지문은 절대 바뀌지 않는 거니까요."
검거된 남성은 34살 윤 모 씨였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 등에서 이용자들을 속여 1천 7백만원 넘게 챙겼습니다.
시골에 산다면서 직거래를 피하고 돈을 먼저 보내면 물건을 보내주겠다는 방식.
"제가 믿고 입금을 할게요. 혹시 고속버스 택배 가능하신가요?"
(여기가 장흥이 시골이에요. 있긴 있는데 거리도 있고…)
다른 사이트에 올라온 물건을 자기 것처럼 속이기도 했습니다.
[중고거래 피해자]
"구매한다는 글을 올렸거든요. 한 이틀 지났나, 문자가 온 거예요. 깨끗하고 좋은 골프채 사진을 쫙 올리더라고요. 저도 눈이 뒤집혀서 입금을 한거죠."
돈을 보내면 차일피일 미루다 잠적하는 고전적인 수법에 당했다는 피해자만 55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윤 씨의 형도 두 달 전 같은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윤 씨 형제에게 속았다는 140여명은 카페를 만들어 8년 전부터 꾸준히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동생 윤 씨를 구속한 경찰은 인터넷 중고 거래 피해가 작년에 비해 늘어나고 있다며, 관련 사기 사건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영상편집: 위동원/영상제공: 경기남부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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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건휘
[단독] 맨발로 달아난 중고거래 사기범…잡고 보니 '형제 사기단'?
[단독] 맨발로 달아난 중고거래 사기범…잡고 보니 '형제 사기단'?
입력
2020-09-01 20:29
|
수정 2020-09-0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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