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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주' 공모 잔치…개미에겐 '그림의 떡'

'황제주' 공모 잔치…개미에겐 '그림의 떡'
입력 2020-09-01 20:37 | 수정 2020-09-0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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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늘 주식 시장은 상장을 앞둔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주 청약으로 종일 술렁였는데요.

    신청이 폭주하면서 시스템까지 느려지는 소동 끝에, 첫날인 오늘만 16조 원이 몰렸습니다.

    문제는 청약 방식이 기관이나 돈이 많은 사람들한테만 유리해서, 개미들에겐 그저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입니다.

    김민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낮, 서울 여의도의 한 증권사 객장.

    아침부터 밀려든 고객들로 빈자리를 찾을 수 없습니다.

    예상 대기 시간만 1시간 40분.

    오늘부터 이틀간 진행하는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에 투자자들이 몰린 겁니다.

    [A 씨/개인 투자자]
    "저금리 시대니까 일단 갖고 있는 가용한 금액이 있으니까 그거로 일단 투자하려고요. 워낙 투자처가 많지 않으니까."

    [B 씨/개인 투자자]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거예요. (청약은) 5만 주 6억 원어치. (시중은행) 이자가 한 푼도 없잖아요."

    준비한 청약 자금은 기본이 억 단위.

    [증권사 직원]
    "(통장에) 1억 800만 원 있으시니까 이만큼만 가능하시다는 거잖아요. (청약은) 9천 주 해 드렸어요."

    온라인 신청까지 폭주하면서, 한때 일부 증권사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청약이 중단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카카오게임즈의 공모가는 2만 4천 원.

    이미 장외에서 6만 원에 거래되다 보니, 최소 2배는 오를 거라는 기대감에 16조 원 넘는 돈이 몰렸습니다.

    첫날인 오늘 경쟁률만 427대 1.

    역대급 공모 열풍을 일으켰던 지난 6월 SK바이오팜의 청약 경쟁률(323대1)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개미들이 몇 주나 손에 쥘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은 공모주의 20%인 320만 주.

    청약 증거금을 많이 넣을수록 주식을 더 받는 방식이다 보니, 몇 배씩 오를 게 확실한 경쟁률 높은 공모주는 소액투자자에겐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습니다.

    카카오게임즈의 청약 경쟁률은 1천대 1이 넘을 수도 있는데, 이럴 경우 1억 원을 넣어도 받는 주식은 8주에 불과합니다.

    막대한 현금 동원력이 있는 자산가들에게만 유리한 구조인 겁니다.

    [이건희/개인투자자]
    "소액투자자들한테는 위축이 되죠. 대박이긴 한데 해봤자 몇 주밖에 못 받으니까 처음부터 진이 빠지는 거죠."

    공모주 배정방식이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금융당국도 제도 개선에 나섰습니다.

    [은성수/금융위원장]
    "금액에 따라 배정하는 부분이 조금 소액 투자자한테 불리한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을 조금 고쳐보려고…"

    금융위는 돈 많은 사람이 여러 계좌로 공모주를 청약하는 걸 막는 한편, 소액 청약자들을 위해 추첨 배정하는 방식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C 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황성희 / 영상편집: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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