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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고발에 10개월 걸린 수사…"코로나 때문에?"

성폭행 고발에 10개월 걸린 수사…"코로나 때문에?"
입력 2020-09-01 20:43 | 수정 2020-09-0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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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해 한 탈북 여성이 정보사령부 간부들에게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며 국방부에 고발장을 냈습니다.

    그런데 수사를 맡은 군 검찰은 수사를 열 달이나 끌다가 어제서야 불구속 기소를 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피해 여성은 2차 가해로 인해 괴로워하다가 자살 시도까지 했습니다.

    이남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탈북여성 이은지 씨(가명)는 지난 2018년 5월부터 9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건 이 씨에게 북한 관련 정보를 탐문하던 국군 정보사령부 간부들.

    성폭행으로 이씨는 두 차례 임신을 했고 낙태를 강요받았습니다.

    [이은지(가명)/피해자]
    "제가 북한에서 무슨 일 하다가 온 것까지 다 알고 있고. 연락만 취하면 어떤 사람이든 다 찾아내는 거예요. 저는 무서웠던거죠."

    혼자 속앓이만 하던 이씨는 지난해 10월에서야 공익 변호사의 도움으로 국방부에 고발장을 냈습니다.

    그러나 금방 끝날 것 같았던 조사는 무려 열 달이 걸렸습니다.

    10번이나 조사에 불려갔고, 그때마다 성폭행 당시 상황을 하나 하나 되새겨야 했습니다.

    성폭력 처벌법에 따르면 성범죄 피해자 조사는 반드시 필요한 범위내에서 최소한으로만 하게 돼있습니다.

    하지만 이씨는 군 검찰이 가해자들이 녹음한 성범죄 당시 녹취 파일까지 들려주며 강제성 여부를 캐물었다고 괴로움을 호소했습니다.

    [이은지(가명)/피해자]
    "사건 당시에 있던 상황보다 고소하고 나서 사건 피해보다도 오히려 더 많은 피해를 받은 것 같아요. 너무 고통스러웠고 자살충동도 여러번 있어서 자해도 여러번 시도를 했었고요"

    국방부 검찰단은 조사를 시작한지 열 달이 지난 어제서야 정보사 A중령과 B상사를 간음과 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구속영장은 청구하지 않았습니다.

    [전수미/피해자 변호인]
    "불구속 상태로서 장기간 방치했고 휴대전화를 계속 파손하고 증거 인멸을 해왔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진작에 구속을 해서 이 사람들에게서 증거를 확보했어야 하고."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참고인 진술 확보 등이 쉽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수사 기간이 길어진 건 코로나 확산세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봐주기 늑장 수사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이남호입니다.

    (영상편집: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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