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부산을 거쳐 북상하는 동안 동해안에서도 무려 12미터, 그러니까 아파트 4층보다 더 높은 초대형 파도가 뭍으로 들이닥쳤습니다.
태풍에 대비해서 항구에 묶어두었던 대형 여객선 한 척이 전복될 정도였습니다.
이규설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한반도 동쪽 끝,
4층 건물 높이로 몰아친 초대형 파도는 동해안 끝자락에 있는 땅, 포항 구룡포를 집어삼켰습니다.
파도를 막아야 할 방파제는 힘도 못 쓴 채 산산 조각났고, 바다와 맞닿은 어촌 마을도 쑥대밭이 됐습니다.
지붕이 날아가고 벽이 무너지는 걸 직접 보면서도 마땅히 도움 청할 곳조차 없었습니다.
[김순란/경북 포항시 구룡포읍]
"나가지를 못했어요, 방 안에 갇혀서. 전화도 안 되지. 119에 전화를 해도 전화가 안 되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죽는 줄 알았어요."
강한 파도를 맞고 지붕은 날아가 버렸고 천장은 이렇게 푹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안 그래도 손님이 끊긴 횟집들은 이번 태풍이 더 원망스럽습니다.
정전으로 산소 공급이 중단된 수족관 안에선 값비싼 돔이며 대게가 모두 죽어버렸습니다.
[임판수/포항 구룡포 시장 상인]
"있는 수족관마다 다 죽었어요. 저희집 뿐만 아니라 이 구룡포 시장이 전체가 (생선이) 다 죽었어요."
태풍이 빠져나가는 길목에 위치해 오늘 오전까지 비바람이 몰아친 울릉도.
산더미만 한 파도가 피항해 있던 배들을 덮치면서, 울릉도와 독도를 오가는 여객선 한 척이 전복됐습니다.
[김태주/울릉읍 사동1리 이장]
"기상청에서 세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까지 셀 줄을 몰랐고, 10여 년 전 태풍 매미 때 파도보다 월등하게 셉니다."
동해안의 끝자락에서 직접 겪은 태풍 '마이삭'의 파괴력은 상상 그 이상이었고, 엄청난 파도의 위력은 곳곳에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MBC뉴스 이규설입니다.
(영상취재: 최현우(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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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규설
이규설
방파제 '산산조각' 포항부터 울릉 곳곳 상처
방파제 '산산조각' 포항부터 울릉 곳곳 상처
입력
2020-09-0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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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9-0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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