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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삭의 '18시간'…무너지고 부서진 밤

마이삭의 '18시간'…무너지고 부서진 밤
입력 2020-09-03 20:54 | 수정 2020-09-0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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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태풍 마이삭이 남해로 상륙해서 내륙을 거쳐 동해로 빠지는 사이 저희가 충분히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태풍이 지나간 자리를 따라가 봤습니다.

    그 흔적, 그리고 그 현장의 사람들 이야기를 손하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저녁 6시, 경남 사천]

    태풍 마이삭은 아직 제주도 남쪽에 있습니다.

    하지만, 2003년 막대한 피해를 남겼던 태풍 '매미'를 떠올리면 지지대를 세우는 일을 지체할 수 없습니다.

    [이영수/경남 사천시]
    "걱정되지요. 지금 걱정이 태산 같지요. (태풍 '매미' 당시) 차를 갖고 도망 나왔는데 못 찾아가겠더라고, 길이 어딘지."

    17년 전과 비슷한 위력, 비슷한 경로를 가진 태풍 '마이삭'이 턱밑까지 닥쳤습니다.

    이 지지대를 모두 설치하자마자 이곳 과수원엔 이렇게 세찬 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저녁 7시, 경남 삼천포]

    항구에는 긴장감이 감돕니다.

    항구와 선박을 묶고, 선박과 선박을 또 묶습니다.

    [어민/경남 사천시 삼천포항]
    "이번 태풍은 엄청 셀 거라고 그러던데…"

    [새벽 0시, 경남 통영]

    잠시 뒤 태풍이 상륙할 통영에서는 제대로 서 있기가 어렵습니다.

    강한 돌풍에 어디선가 발이 날아와서는 떨어져 있고 오토바이도 맥없이 쓰러져 있습니다. 항구엔 만조 시각이 겹쳐 바닷물이 금방이라도 넘칠 듯이 넘실대고 있습니다.

    예배당 지붕의 첨탑을 지탱하던 무거운 철골은 아래로 힘없이 떨어졌습니다.

    [교회 관계자/경남 통영시]
    "저 위에, 옥탑 위에 있던 거예요. 엄청나게 무거운데 지붕 위로 떨어지면서 지붕도 좀 내려앉고…"

    [새벽 1시, 경남 창원 마산]

    태풍이 상륙했습니다.

    빗줄기는 더 거세졌지만, '태풍의 눈'이 지나는 이곳의 바람은 잦아들었습니다.

    하지만 시내 곳곳에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떨어진 간판은 아슬아슬 매달렸고

    [새벽 2시, 경남 창원]

    가로수는 두동강났습니다.

    이곳이 원래 건물 주차장입니다. 이 주차장 천장이 보시는 것처럼 완전히 무너져내려 건물 뒷쪽에 주차돼있던 자동차를 덮쳤습니다.

    [새벽 5시, 경북 경주]

    경북 경주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공사장 펜스는 무너졌고 건물 고층 유리는 박살나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무거운 철제 구조물이 도로 맞은편으로 날아와 전신주를 덮쳤습니다. 이 사고의 여파로 경주시내 전기 공급이 중단되고 있습니다.

    [아침 7시, 경북 영천]

    인근 영천에서도 바람이 지붕을 날렸습니다.

    [이순선/경북 영천시]
    "바람에 실려 천둥치듯이 날아서 여기 떨어져 버리니까 소리가 어마어마하게 컸죠. 이게 날아오니까."

    [아침 8시, 경북 울진]

    동해로 빠져나간 태풍은 해안가에도 큰 피해를 냈습니다.

    집이 통째로 바람에 날아가 더 높이 있는 주택을 덮쳤습니다.

    [한태성/경북 울진군]
    "자는데 그 시각에 쾅 소리가 나요. 집 한 채가 옥상에 탁 떨어지니까. 지금 하우스가 반파됐고, 태양광이 반파됐고…"

    파도와 모래가 해안도로를 덮치면서 운행 중이던 차량이 모래에 갇혔습니다. 물에 잠긴 주택에선 배수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날이 밝으면서 곳곳에서 피해 복구도 시작됐습니다.

    마이삭은 한반도를 빠져나갔지만 나흘 뒤, 이번에는 10호 태풍 하이선에 맞서야 할 차례가 또 다가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김경락·이상용/영상편집: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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