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역대급 태풍으로 예보됐던 태풍 마이삭은 우리 나라로 오기 전에 대형 화물선까지 침몰 시켰습니다.
소 5천 8백마리를 싣고 뉴질랜드 에서 중국으로 가던 배였는데요.
이틀째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마흔 세명의 선원 중에 지금까지 두명 만 극적으로 구조가 됐습니다.
한수연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일 밤 11시, 일본 가고시마현 북서쪽 120km 지점 동중국해 해상.
거센 파도가 이는 시커먼 바다 한가운데, 붉은색 구명 조끼를 입고 떠 있는 남성에게 해양 경비정이 다가갑니다.
"한바퀴 둥글게 돌아!…좀더 앞으로 가! 왼쪽 (출력) 정지."
구조된 사람은 필리핀 출신의 45살 사레노 에드바로도, 태풍 마이삭을 만나 침몰한 대형화물선의 선원입니다.
망망대해에서 구명조끼만 입은 채 하루 가까이를 버텼습니다.
담요를 겹겹이 덮은 채 그가 가장 먼저 찾은 건 동료들이었습니다.
[사레노 에드바로도/구조 선원]
(이제 안전해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거기서 다른 선원들도 찾은 거죠?"
지난 2일 새벽 1시 40분 일본 규슈 남쪽 동중국해 해상에서 1만 2천톤 급 대형 화물선 '걸프 라이브스톡 1호'가 태풍 마이삭을 만나 침몰했습니다.
선원 43명과 소 5천 8백마리를 태우고 뉴질랜드에서 중국으로 향하던 길이었습니다.
선원 대부분은 필리핀 국적이고, 뉴질랜드인 2명, 호주인 2명이 탑승했습니다.
[실종 선원 며느리]
"그날 밤 파도가 빌딩만큼 높다고 한 게 아버지가 보낸 마지막 메시지였습니다."
구조된 에드바로도는 "선박 엔진이 멈춘 후 파도에 휩쓸려 전복됐고, 이후 침몰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 해상보안본부는 경비정 4척과 헬기, 잠수부들을 현장으로 보내 이틀째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오늘 오후 추가로 1명을 더 구조했습니다.
구명 보트를 타고 표류하던 30대 필리핀 선원으로 의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바다 위에선 숨진채 떠다니는 소도 발견됐습니다.
약 6천 마리의 소가 침몰한 것으로 알려지자 뉴질랜드 정부는 사고 직후 살아있는 소의 수출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뉴질랜드는 지난 2016년부터 도살용이 아닌 사육용 소에 한해 수출을 허용해 왔습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영상제공 : 일본 제10관구 해상보안본부 / 영상편집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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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한수연
'소 6천 마리' 배 삼킨 마이삭…선원 2명 생존
'소 6천 마리' 배 삼킨 마이삭…선원 2명 생존
입력
2020-09-04 20:17
|
수정 2020-09-0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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