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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갈아서 버리면 끝? 불법 음식물 처리기 무더기 적발

[단독] 갈아서 버리면 끝? 불법 음식물 처리기 무더기 적발
입력 2020-09-04 20:23 | 수정 2020-09-0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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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주방 싱크대에 설치해서 음식물 쓰레기를 갈아 주는 분쇄기, 인기가 좋습니다.

    그런데 분쇄를 하더라도 그 찌꺼기는 따로 버려야 하는데 그냥 하수도로 내려 보낼 수 있도록 불법 개조를 해온 업체들이 대거 적발됐습니다.

    신재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가정집 싱크대에 설치된 오물 분쇄기입니다.

    음식물을 싱크대 구멍으로 넣으면, 칼날이 돌아 작은 알갱이로 갈아줍니다.

    이렇게 갈린 알갱이들은 분쇄기 옆에 달린 2차 처리기에 모입니다.

    걸러진 찌꺼기는 종량제 음식물 봉투에 담아 따로 버려야 하지만, 이 집에서는 오물을 따로 처리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2차 처리기 안에 거름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예 2차 처리기 자체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신경쓸 것 없어요, 그냥 이렇게 갈면 끝!"

    현행법에 따르면 갈아낸 음식물 찌꺼기는 20%만 하수도로 흘려보내고, 80%는 거름망으로 걸러야 하는데 편리하게 만들겠다며, '꼼수'를 쓰는 겁니다.

    [음식물 분쇄기 업체 관계자]
    "고객은 그냥 갈아서 흘려보내면 좋다고 하고, 편하니까… 그러니까 적법한 척하면서 불법으로 변형해서 설치를 하는 것이죠."

    이렇게 2018년부터 2년 동안 음식물 처리기 5만 여대를 불법으로 개조해 150억여원의 매출을 올린 업체 4곳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거름망이나 2차 처리기가 없는 제품을 써 음식물 찌꺼기를 모두 하수도로 내려보내면, 악취는 물론, 하수도 막힘과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됩니다.

    [배재근/서울과학기술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하수처리장에서 하수처리를 못할 정도까지 농도가 증가하고 있어요. 결국은 오염된 물이 하천으로 흘러가게 되고, 또 그걸 저희들이 정수하는 과정에 마시게 되고…"

    음식물분쇄기는 1대에 수십만원에서 1백만원까지 하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외식이 줄어들면서 최근 수요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적발된 업체들은 생산 단계에서 환경부 인증을 받은 다음 설치할 때 도면과 다르게 불법 개조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환경부 관계자]
    "집안에 설치가 돼 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이게 개인 사유지다 보니까 직접 들어가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거든요."

    일부 소비자들은 먼저 불법 개조를 요구했다고 하는데, 개조된 분쇄기를 사용한 소비자도 1백만 원 이하 과태료 대상입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최근 업체 대표 4명을 하수도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MBC뉴스 신재웅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김우람 / 영상편집: 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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