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김경호

[앵커로그] '방역과 생계 사이'…모두 힘들었던 '2.5 단계' 첫 주

[앵커로그] '방역과 생계 사이'…모두 힘들었던 '2.5 단계' 첫 주
입력 2020-09-05 20:28 | 수정 2020-09-05 20:43
재생목록
    ◀ 앵커 ▶

    조명 뒤의 사람들을 조명하는 앵커로그 시간입니다.

    이번 주는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첫 주였죠.

    상점들의 영업이 대폭 제한되면서 모두에게 힘든 한 주였는데요.

    긴장과 한숨이 교차하는 단속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앵커]

    여기는 경기도 구리시의 전통시장입니다. 이곳에선 지금 마스크 착용 단속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도청·시청·경찰까지 모여 / '마스크 착용' 집중 단속 중)

    [장현철/구리시청 총무과]
    "선생님 마스크 착용하고 계신 거죠?"
    (나 밥 먹고 금방 나왔어!)
    "마스크 좀 더우시겠지만."
    (죄송한데요. 기계가 68도예요. 죽음이에요.)
    "네. 많이 더우시죠?"
    (미치겠어요, 아주.)

    [앵커]

    (시민 분들이)짜증나신 거 같던데.

    [장현철/구리시청 총무과]
    "네. 환경이 많이 더우시거나 그런 분들은."

    [김미정/구리시청]
    "어르신, 지금 들어가셔서 마스크 갖고 나오시면 안 돼요? 잠깐 사이에도 코로나는 전파될 수 있으니까 잘 부탁드릴게요."

    [앵커]
    원래 하시는 일이 뭐예요?

    [장현철/구리시청 총무과]
    "지역 상황관리 같은 일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제 코로나가 이제 계속 이어진 만큼 (단속을)도와서 하고 있습니다."

    [앵커]
    단속 업무 하시면서 어려움을 겪거나 그랬던 사례는 혹시 없나요?

    [장현철/구리시청 총무과]
    "땀 뻘뻘 흘리고 계시는데 말씀드리기가 미안한 경우도 많이 있고요."

    [임지환/구리시청 자치행정팀장]
    "손님이 없어서 정말 어렵다고 하실 때는 정말 저희 영업장은 아니지만 마음이 좀 아픕니다."

    [앵커]
    그래도 대부분 마스크 잘 쓰고 계십니다. 뜨겁게 튀김도 하면서 마스크도 쓰고 이러는 게 솔직히 저도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장현/구리전통시장 상인]
    (힘드시죠?)
    "그냥 있어도 더운데 열기에다 마스크에다."
    (벗지도 못하고 어떻게 하세요?)
    "화장실 들어갈 때 한 번씩 안에 들어가서 한 번씩 벗죠. 아무도 없을 때."

    (밤 9시, 서울 신촌)

    [앵커]
    지금 시각은 밤 9시입니다. 여기는 서울 신촌인데요. 잠시 뒤부터 서울시의 영업 제한 단속이 시작됩니다.

    (밤 9시 이후 모든 종류의 음식점에서 '모여서 먹는 행위' 단속 / 위반시 영업 정지 최대 2주)

    [앵커]
    서울시에서 몇 분이 단속하고 계신 거예요?

    [박경오/서울시 식품정책과 팀장]
    "40여 명 되고요. 각 구청별 20명씩 총 500명 정도가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30년 전에 범죄와의 전쟁이라고요. 모든 술집 영업시간 단속을 했었어요. 그때 이후 가장 강력한 것 같아요."

    (신촌지역에 투입된 12명의 단속반)

    [박경오/서울시 식품정책과 팀장]
    "서울시에서 위생업소 점검차 왔어요. 9시 16분이고요."

    [중국음식점 업주]
    "다 직원이에요."
    (직원 명부 주세요.)
    "직원 맞습니다."

    [박경오/서울시 식품정책과 팀장]
    "아홉 분이 다 직원이라는 거죠?"

    [중국음식점 손님(지인)]
    "잠깐만요. 저는 여기 지나가다 (아는)형님이니까 술 한 잔… 아니, 저희가 잘못한 거 있어요?"

    [박경오/서울시 식품정책과 팀장]
    "술 파티 벌이는 이런 거 하지 말라고 지금 규제하는 거 아닙니까."

    [중국음식점 업주]
    "밥 한 끼도 안 먹었습니다, 이때까지. 오늘 처음으로 먹은 거예요. 밥 한 끼도 안 먹어서 고생해서."

    [앵커]
    영업하는 게 아니었는데도 단속 대상인 건가요?

    [박경오/서울시 식품정책과 팀장]
    "종사자든 지인이든 간에 업소 내에 뭉쳐서 있지 말라는 거거든요."

    (계속되는 단속)

    [박경오/서울시 식품정책과 팀장]
    "영업들이 일찍 끝나잖아요? 영업도 안 되고 경기도 안 좋으니까 술만 드시는 분들이 그렇게 많아요."

    (술로 텅 빈 밤을 달래는 자영업자들…)

    [앵커]
    위험한 상황 같은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박경오/서울시 식품정책과 팀장]
    "밤길 조심하라는 둥, 도끼로 찍는다든가. (겁나거나 하진 않으세요?)저희가 맡은 업무니까 해야죠."

    [앵커]
    보통 일이 몇시에 끝나세요?

    [박경오/서울시 식품정책과 팀장]
    "취합하고 나면 새벽 2~3시 되죠. 출근은 또 정상적으로 합니다."
    (체력이 남아나세요?)
    "정신력으로 하죠."

    (몸도 힘들지만, 마음이 더 힘들 때도… / 또 다른 단속 현장)

    [박경오/서울시 식품정책과 팀장]
    "여기 직원이에요?"
    (친구예요.)
    "지금 이 시간이 10시잖아요."

    [음식점 손님(지인)]
    "맥주 한 잔 먹고 있는데 너무하지 않습니까? 조용히 해! 생목살이고 뭐고!"

    [음식점 주인]
    "우리 오늘 10만 원도 못 팔았어요. 지금 마이너스 대출이란 대출 다 받고 마이너스 통장도 쓰고 있다고요. 너무하는 거 아니냐고요!"

    (화가 난 음식점 주인을 달래보기도 하지만…)

    [앵커]
    마음이 착잡하실 것 같아요.

    [박경오/서울시 식품정책과 팀장]
    "안타깝죠. 오늘 매출 10만 원어치 팔았다는데."

    [김지은/서울시 식품정책과]
    "그분들 입장 이해 못 하는 게 아니거든요. 또 빨리 저희가 열심히 해야지 코로나가 끝나지 않을까 이런 마음도 있고요."

    (밤 10시, 불 꺼진 신촌 / 대부분 '집합금지' 잘 지키는 자영업자들)

    [박경오/서울시 식품정책과 팀장]
    "제가 30년 공직생활이 올해 마지막 해인데요. 저야 상관없는데 우리 팀원들이랑 부서원들이 너무 고생하는 것 같아서. (정년을 맞으실 때 그때까지 코로나가 끝날까요?) 제가 공직 나가기 전에 코로나가 종식돼서 전 국민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거리두기 2.5단계를 맞은 첫 번째 주. 단속반도 힘들지만, 자영업자들도 힘들긴 마찬가지입니다.

    [최정아/신촌 자영업자]
    "밤 9시면 안 만나는데 집에 있지 누가 나오겠어요. 전멸했어요. 까맣잖아요, 완전."
    (매출이?)
    "90% 이상 떨어졌어요. 세도 못 내요."

    [앵커]
    그래도 (저 같은)직장인들 같은 경우에는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이라도 있지만.

    [최정아/신촌 자영업자]
    "그렇죠. 근데 당장 우리 아들도 직장이 여행사이기 때문에 직장에 언제 돌아갈지 모르고."

    [앵커]
    숱한 위기를 이겨내 왔지만, 지금이 가장 힘겹다는 사람들. 수많은 이들의 고생과 눈물과 한숨 속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의 첫 주가 지나갔습니다. 앵커로그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