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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깎아 고통 분담"?…재벌 총수들 더 받아 갔다

"임금 깎아 고통 분담"?…재벌 총수들 더 받아 갔다
입력 2020-09-08 20:24 | 수정 2020-09-0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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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올해 초 주요 대기업이 코로나19의 위기 속에 고통을 분담하겠다면서 총수를 비롯해 임원급 이상의 급여를 일부 반납하겠다고 앞다퉈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기업이 공개한 자료를 확인해 봤더니 유독 총수들의 연봉은 오히려 작년보다 올랐습니다.

    반면 직원들 연봉은 동결되거나 오히려 줄었습니다.

    강나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3월 대한항공은 보도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코로나로 악화된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부사장급 이상은 월급의 절반을, 그리고 전무급과 상무급도 30~40%씩을 자진 반납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조원태 회장이 올 상반기에 받아간 보수는 8억6천만 원.

    대표이사로 있는 지주회사 한진칼에서도 5억원 넘게 받아, 총 13억8천만 원을 가져갔습니다.

    작년 상반기 조 회장이 두 회사에서 받은 연봉을 찾아봤더니, 각각 5억원 미만이라 공시가 안 돼 있었습니다.

    올해 최소 38% 이상 올랐다는 얘깁니다.

    대한항공 측은 "조원태 회장이 약속대로 기본급 절반을 반납하고 있다"면서, 다만 "작년 4월 조양호 전 회장 별세 이후 회장으로 승격하면서, 총 연봉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대한항공 직원들 급여도 올랐을까?

    직원의 70%가 휴직 중인 대한항공의 상반기 평균 직원 급여는 3천 5백만원.

    1년 전에 비해 20%가 줄었습니다.

    다른 기업들은 어떨까.

    코로나 여파로 올 2분기 영업이익이 52% 급감한 현대차.

    역시 지난 4월 전 계열사 임원 연봉을 20% 반납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상반기 연봉을 봤더니, 현대차에서 15억 7천 5백만 원, 현대모비스에서 6억 8백만 원으로, 1년전보다 각각 12.4%와 1.5% 올랐습니다.

    현대차 측은 "정 수석부회장이 4월부터 지금까지 월급 20%를 반납하고 있지만, 그룹 내 역할이 늘면서 급여가 올라 총 연봉이 상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한항공과 현대차 모두 총수들이 월급을 반납하긴 했지만, 반납분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연봉을 올린 겁니다.

    [정선섭/재벌닷컴 대표]
    "지금 어려운 매출 구조, 실적 구조로 볼 때 이것을 임원들이 상징적으로나마 보수 (전액) 반납이나 삭감을 스스로 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올린 부분을, 그 일부를 반납하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 쇼핑과 호텔 등의 매출이 급감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역시 "4월부터 6월까지 월급의 절반만 받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상반기 신 회장이 롯데지주와 쇼핑 등 6개 계열사로부터 받은 연봉은 총 62억8천만원.

    작년 상반기엔 79억여 원을 받아, 올해 급여 절반을 내놓고도 결과적으로 감소한 연봉은 21%에 그쳤습니다.

    특히 롯데지주에서 받은 연봉은 17억 6천여 만원으로 65%나 늘었는데, 롯데는 "재작년 신회장 구속 기간에 대한 성과급이 없다가 다시 지급되면서 연봉 상승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기간 롯데지주의 직원 연봉은 18 % 줄었습니다.

    이 밖에도 LG는 직원 평균 임금이 18% 줄어든 반면, 구광모 회장 연봉은 81% 올랐고, 포스코 역시 직원 급여가 2% 오르는 사이 최정우 회장 보수는 49% 인상됐습니다.

    이렇게 대기업 10개 그룹을 확인한 결과, 올 상반기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총수 연봉이 오른 곳이 7곳에 달했습니다.

    떠들썩하게 월급 반납을 선언한 총수가 아닌 직원들만 허리띠를 졸라맨 셈이 되면서 코로나 고통 분담의 취지는 무색해졌습니다.

    MBC뉴스 강나림입니다.

    (영상취재 : 이향진 / 영상편집 : 함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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