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천인 계획'이라는 게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전 세계의 내로라 하는 과학 인재를 어떻게든 데려오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아서 발표한 계획인데요.
정부가 국내 과학자가 포섭된 첫 사례를 확인했습니다.
바로, 자율주행 분야의 권위자인 한국과학기술원, 카이스트의 한 교수였습니다.
정진욱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주변에 레이저 광선을 쏴, 사람의 눈처럼 주변을 인식하는 '라이다' 장비입니다.
10여 년 뒤에는 시장규모가 1천3백조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율주행차의 핵심기술입니다.
정부는 이 기술이 카이스트의 이 모교수를 통해 중국으로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해당 교수가 중국의 한 대학과 주고받은 연구 계약서와 메일 등 관련 자료에서 연구 성과를 중국 정부에 귀속시킨다는 조항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교수는 지난 3년 동안 중국 측으로부터 수억 원을 지원받았는데 이 돈이 기술유출의 대가인지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국내 자율주행차의 권위자로 알려진 이모교수가 중국대학과 접촉하게 된 계기는 이른바 중국의 '천인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술굴기'를 꿈꾸는 중국이 각종 특혜를 제공하며 전세계 과학자들을 적극 영입하는 프로젝트인데 형식적으로는 '국제공동연구'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기술탈취에 사용된다는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최근 나노 기술의 권위자로 통하는 미국 하버드대 교수도 '천인계획'에 포섭된 사실이 드러나 미중 무역갈등으로 확대되기도 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이모 교수가 참가한 프로젝트가 '천인계획'과 관련이 있다는 정황을 일부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로 확인된다면 중국 '천인계획'에 따른 국내 첫 기술 유출 사례입니다.
[정부 관계자]
"(천인계획에 연관된 것은) 우리나라와는 첫 사례이고, 단순한 사건이 아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이기도 합니다."
현재 구속상태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이 모 교수는 "중국 측에 제출한 연구성과는 자율 주행의 핵심 기술이 아니"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년 동안 국내 기업의 첨단 기술 40여 건이 해외로 유출됐는데 이 가운데 70~80%는 중국이었습니다.
정부는 다른 첨단 기술 분야에도 이와 유사한 기술유출이 있을 것으로 보고 실태 조사에 들어갈 방침입니다.
MBC뉴스 정진욱입니다.
(영상편집:우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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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진욱
[단독] 카이스트 교수 중국에 포섭?…자율주행 기술 넘어갔나
[단독] 카이스트 교수 중국에 포섭?…자율주행 기술 넘어갔나
입력
2020-09-0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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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9-0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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