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김명순

우울증·생계위협에도…"거리두기 지킵니다"

우울증·생계위협에도…"거리두기 지킵니다"
입력 2020-09-10 20:53 | 수정 2020-09-10 20:54
재생목록
    ◀ 앵커 ▶

    다음주 부터는 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밤 9시 이후에도 식당을 이용할 수 있을지 이제 나흘 동안의 코로나19 추세에 달려 있습니다.

    2주째 이어지고 있는 강도 높은 거리 두기는 분명 효과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뭉치면 죽고 흩어져야 산다"는 우스갯 소리가 더 이상 우습게 들리지 않는, 거리 두기 2.5 단계가 지배하는 새로운 일상을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유치원에 못 가게 된 아이들, 외출할 수 없게 된 엄마, 직장 회식 등 저녁 문화가 사라진 아빠.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작된 후 온 가족에게 예전에 없던 생소한 일상이 시작됐습니다.

    [정경선/주부·3자녀 둔 엄마]
    "2.5단계 이후로는 아예 외출 자체를 못하니까 계속 집에 있는 거죠."

    온라인 주문과 택배 배달은 이제 일상이 됐는데요.

    넘치는 에너지를 자랑하는 아이 셋과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하기 위해선 다양한 놀이를 준비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오늘은 꼬마 김밥 만들기.

    고사리손으로 야무지게 만든 김밥을 도시락에 담아 향한 곳은?

    바로, 베란다에 마련된 홈캠핑장.

    [한승조/7세]
    (좋아요?)
    "하늘 너머 우주 끝까지."

    홈캠핑장 전에는 '베터파크', 베란다워터파크가 있었는데요.

    [한정용/직장인·3자녀 둔 아빠]
    "어떻게 하면 애들이 엄마 안 힘들게 자기들끼리 1시간이고 2시간이고 놀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퇴근 버스 안에서 그린 거거든요."

    아이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것도 있습니다.

    [정경선/주부·3자녀 둔 엄마]
    "항상 붙어있고 아이가 노는 모습을 보니까 아이가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거에 관심 있어 하는지 알게 된 거 같아요."

    재택근무를 도입하거나 확대하는 기업도 늘었는데요,

    업무 특성상 출근을 해야 하는 이곳은 회사 내 모든 활동을 조심하고 있습니다.

    일할 때도 마스크 착용은 필수,

    [박남희/대표]
    "직원들한테 마스크 상시 착용하라고 하고 (저 같은 경우는) 사내에서는 얇은 마스크를 쓰지만,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갈 때는 KF94를…"

    회의는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하거나 화상으로 진행하고, 직원 간의 대화는 채팅으로 합니다.

    사람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점심도 그룹을 나눠 순차적으로 먹는데요.

    더 철저한 거리두기를 위해 도시락을 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상반기에는) 그래도 확실하게 경로가 밝혀졌잖아요. 지금은 깜깜이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잖아요. (그래서) 조금 더 조심하고 있어요."

    2.5단계 시행 이후 도시락을 먹는 직장인이 많아지면서 포장과 배달이 늘고 있는 추세.

    사무실 밀집 지역에서는 음식을 포장해가는 직장인들과

    [임희선/직장인]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것도 좀 꺼려져서 사무실 안에서 개인적으로 조용히 먹을 수 있게…"

    쉼 없이 움직이는 배달 기사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강화된 거리두기로 일상생활이 불편해진 건 사실입니다.

    마스크는 답답하고,

    [최주현/직장인 ]
    "(마스크를) 장시간 쓰다 보니까 아무래도 귀도 많이 아프고…"

    회사 생활의 작은 여유나 즐거움도 사라졌습니다.

    [이경환/직장인]
    "모여서 커피도 마시고 얘기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대면을 잘 안 하는 거 같아요."

    [이지현/입사 2개월 차 직장인]
    "일 끝나고 직원들끼리 노는 것도 기대를 했고신입 환영회도 기대를 했는데 다 안 되고…"

    밖에서 마음껏 놀 수 없는 아이도,

    [한승조/7세]
    "나도 마스크 쓰고 나가서 놀고 싶어."

    개인 시간을 잃어버린 엄마, 아빠도 '코로나 우울증'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정경선/주부·3자녀 둔 엄마]
    "1시간이라도 쉬고 싶은데 마음껏 쉴 수 없고 쉬는 동안에도 아이들이 계속 오니까 아이들하고 살짝 거리두기를 하고 싶은데 집이라서…"

    [한정용/직장인·3자녀 둔 아빠]
    "퇴근하고 와서 (아이들) 씻기고 재우고 또 회사 출근하고 씻기고 재우고 이런 게 계속 반복되고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다 보니까 좀 우울해지기도 해요."

    소상공인들은 일상의 불편을 넘어 생계 위협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썰렁한 거리, 가게 곳곳에 붙어 있는 임시 휴업, 임대 안내문.

    서울 종로의 상가들은 2.5단계 시행 이후 매출이 곤두박질쳤습니다.

    [종로 음식점 사장]
    "(매출이) 점점 떨어지다가 2.5단계 되면서 거의 (평상시 매출의) 10% 정도밖에 안 돼요. 아예 그냥 문 닫을까도 했어요. 열어봐야 아무 의미가 없으니까…"

    저녁 손님이 하루 평균 2~3팀. 직원들은 좌불안석입니다.

    [종로 음식점 직원]
    "직원이 필요가 없는데 내보낼 수는 없잖아요. 4명이 교대로 일하는 거야."

    홍대 상권 역시 마찬가지.

    [홍대 공방 사장]
    "정말 죽은 도시 같은 그런 느낌 있잖아요."

    상당수 상인들은 임대료 내기도 버거운 상황입니다.

    [홍대 디저트카페 사장]
    "조금 좋아지려고 하니까 이태원 터졌지, 조금 좋아지려고 하니까 (광화문)집회에서 이러지 정말 최악이에요."

    코로나 재확산 이후 소상공인 10명 중 6명은 매출이 9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거리두기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이유, 모두 같은 마음입니다.

    [종로 음식점 사장]
    "제자리로 돌아왔으면…"

    [홍대 카페 사장]
    "이렇게라도 해서 빨리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강화된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12일째.

    확산세는 일단 멈췄지만, 또 한 번의 고비가 될 추석 연휴가 기다리고 있는 상황.

    안심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나와 내 가족을 지키고, 이웃을 지키기 위해 각자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오늘 대한민국의 풍경입니다.

    MBC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