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산불은 역사상 최대 피해를 기록했고, 강한 바람을 타고 연기가 퍼지면서 대기질도 최악의 상태를 보이고 있는데요.
인명피해도 갈수록 늘어서 지금까지 최소 서른 다섯명이 숨 졌고 화마를 피하지 못한 동물들도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한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미국 오리건주의 한 도로.
자욱한 연기로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도심 고층 건물과 거대한 다리도 검은 형체로만 간신히 보입니다.
불과 일주일 만에 햇볕 한 줌 없는 하늘은 온통 누렇게 변했습니다.
[린제이 드라이/주민]
"협곡을 통과하는 길과 산허리가 온통 화염뿐이었는데, 이제 화염이 검은색, 회색, 흰색으로 변해 하늘 전체를 뒤덮었어요."
캘리포니아 등 미 서부를 강타한 산불의 여파로 대기질은 30년 만에 최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나사가 공개한 위성사진입니다.
갈색 연기 구름이 태평양으로 대거 밀려들기 시작하더니, 나흘 만에 2000km가 넘는 거리를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연무는 미국 서부 접경인 캐나다 밴쿠버까지 뒤덮었습니다.
"시야가 거의 확보되지 않고 있어요."
SNS엔 '코피가 계속 난다.' '3주 동안 숨을 쉴 수가 없다'며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왔고, 보건용 마스크로는 매캐한 연기를 감당할 수 없어 방독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들도 등장했습니다.
[아피프 엘하산/미국폐협회 대변인]
"(대기중의 오염된 입자들이) 폐의 방어력을 약화시킵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기침이나 코 분비물이 증가하고, 호흡에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면적의 5분의 1가량을 태운 이번 산불로 최소 35명이 사망했습니다.
오리건주에선 차 안으로 피했던 13살 소년이 숨진채 발견됐는데 소년은 반려견을 꼭 끌어안고 있었습니다.
[페기 모소/숨진 소년 고모할머니]
"온통 재로 덮였고, 모든 게 회색으로 변해서 (찾기 어려웠어요.) 할머니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는데, 무릎 위에 강아지를 안고 있었어요."
동물들도 화마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화상을 입은 동물들이 곳곳에서 발견됐고, 수 만명이 대피하면서 남겨진 동물들로 보호소는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번 산불에 내내 침묵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네바다주 유세에서 난데없이 주정부에 책임을 뒤집어 씌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주 정부의) 산림 관리의 문제입니다. 기억하세요. 삼림 관리 때문입니다."
민주당 텃밭이라 외면한다는 비난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뒤늦게 캘리포니아를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영상제공: NASA Worldview / 영상편집: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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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한수연
애견 안고 숨진 소년…'방독면'까지 등장
애견 안고 숨진 소년…'방독면'까지 등장
입력
2020-09-14 20:39
|
수정 2020-09-1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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