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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엄마라 불렀다"…판결문 읽으며 '울컥'

"마지막까지 엄마라 불렀다"…판결문 읽으며 '울컥'
입력 2020-09-16 20:25 | 수정 2020-09-16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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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아홉 살 아이를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40대 여성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재판부는 이 여성이 자신의 행동으로 아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인식하고 있었다면서 징역 22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판결 이유를 설명하던 판사는 여러 차례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고병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6월, 41살 A 씨는 동거남의 9살 아들을 작은 여행용 가방 2개에 번갈아가며 7시간 동안 가뒀습니다.

    숨을 못 쉬겠다는 피해 아동의 호소에도 친자녀들과 함께 가방 위에 올라가 뛰고, 좁은 가방 안에 드라이어기로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기까지 했습니다.

    검찰은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살인 혐의로 기소했는데 1심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피고인은 지속적으로 부인했지만 범행에 동참한 친자녀들의 진술이 일관되고, 피고인 역시 아동이 사망할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징역 2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특히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살의가 느껴지며, 피해 아동에 대한 일말의 측은지심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또, 아이 학대 사실을 친부가 알게 돼 가정이 흔들릴 위기에 처하자 학대 흔적이 남지 않는 가방 감금을 선택한 거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제출한 수차례의 반성문도 진지한 반성 대신 변명과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이 마지막 순간까지 피고인을 엄마라고 부르며 구해줄 것으로 믿었다면서, 판결문을 읽던 도중 여러 차례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시민 단체들은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의 양형 기준을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공혜정/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불가항력의 어린이를 일방적으로 살인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양형 기준이 아니라 특수하게 적용해서 더 높은 양형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재판부는 재범 가능성은 적다며 검찰이 요구한 20년간 위치추적 장치 부착 명령은 기각했습니다.

    MBC뉴스 고병권입니다.

    (영상취재: 윤재식(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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