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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딧물이 비처럼 '후두둑'…온몸에 '덕지덕지'

진딧물이 비처럼 '후두둑'…온몸에 '덕지덕지'
입력 2020-09-16 20:41 | 수정 2020-09-1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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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서 이렇게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진딧물떼가 나타나서 시민들이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미국 뉴멕시코주 전역에선 철새 수십만 마리가 죽은 채로 발견이 되기도 했는데요.

    세계 곳곳에서 이렇게 이상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가 뭔지, 한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 있는 크라스노야르스크.

    하늘에서 검은 벌레 떼가 우수수 떨어집니다.

    "너무 무서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도심을 공습한 벌레떼로 거리는 마치 짙은 안개가 낀 듯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시민]
    "뭔가 작은 것들이 정신없이 날아다녀서 눈이 내리는 줄 알았다."

    벌레의 정체는 진딧물.

    진딧물떼는 주차된 차와 길거리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북이 쌓였습니다.

    행인들의 머리와 옷에까지 덕지덕지 붙어 잘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올여름 극동지역의 한 마을에서도 이상 기온으로 모기떼가 급증했는데,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듯 날아다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유례없는 곤충떼의 출연에 대해 현지에서는 지난겨울부터 지속되고 있는 시베리아의 이상 고온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고르 샤드린/생물학자]
    "겨울이 다가오면 대부분의 곤충은 죽는데, 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지면서 다양한 곤충들이 알을 낳아 벌어진 현상으로 보입니다."

    미국 뉴멕시코주 곳곳에선 새 수십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야!"

    떼지어 죽은 철새들이 처음 발견된 건 지난달 20일.

    이후 콜로라도, 텍사스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파랑새, 참새, 딱새 등.. 이미 개체 수가 감소한 종이 대부분입니다.

    생물학자들이 원인 규명에 착수했는데, 캘리포니아 산불이 그 중 하나로 추정됩니다.

    [마사 데스몬드/뉴멕시코주립대 생물학 교수]
    "미 서부 산불로 인해 새들이 이동 경로를 바꿔야 했을 수도 있고요. 혹은 산불 연기로 피해를 봤을 수도 있습니다. 새들은 특히 폐가 매우 예민하거든요."

    이상 고온에서 비롯된 산불의 여파가 철새의 이동과 생존에도 영향을 미친 겁니다.

    지난달엔 북극 그린란드의 가장 큰 빙붕에서 113㎢ 면적의 대형 빙하도 떨어져 나갔습니다.

    [로라 랜드럼/기후 과학자]
    "너무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최근의 기후는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이는 새로운 기후로 전환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세계자연기금은 최근, 지난 50년간 야생동물 개체 수가 68% 사라졌으며, 공룡 멸종 이후 최대 규모라고 발표했습니다.

    MBC 뉴스 한수연입니다.

    (영상편집: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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