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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돌봐준다 했더니…"밥 잘 차려주고 있다"

학교에서 돌봐준다 했더니…"밥 잘 차려주고 있다"
입력 2020-09-17 20:12 | 수정 2020-09-1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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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두 형제는 코로나19로 등교를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측은 엄마에게 아이들을 돌봄교실에 보내라고 여러 번 권유를 했지만 그때마다 엄마는 거절했다고 하는데요.

    자신이 "끼니를 잘 챙겨주고 있다" "직접 돌볼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동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사고를 당한 형제는 코로나19로 등교를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 형제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긴급돌봄교실'을 운영했습니다.

    돌봐줄 보호자가 없는 맞벌이 부모들은 아이들을 맡길 수 있었던 겁니다.

    [학교 관계자 A]
    "SNS로 (돌봄교실 공지가) 여러 번 나갔고요. 담임선생님 클래스팅으로도 안내가 여러 번 나갔고요."

    하지만, 형제의 엄마는 사고 당일까지 단 한 번도 긴급 돌봄을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5월 말에는 학교 교육복지사가 직접 형제의 집을 찾아가 돌봄교실에 아이들을 맡기라고 권유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학교 관계자 A]
    "케어(돌봄)가 필요한 학생이니까 가서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을 도와주려고 가정 방문했던 것이고요."

    하지만, 당시 형제들의 엄마는 "코로나 사태로 지금 일을 쉬고 있기 때문에 돌봄 신청은 안 해도 된다. 직접 아이들을 잘 돌볼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
    "당신께서 '무직이니까 양육자가 집에 있으니까 내가 돌보겠다' 거부를 하셨다고 하고요."

    또 "끼니는 제대로 챙겨주냐"는 복지사의 질문에 엄마는 "밥을 잘 차려주고 있다. 아이들이 원하는 시간에 차려준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학교 관계자 B]
    "(돌봄교실은) 강제적으로 해야 되는 그런 게 아니어서 신청자들에 한해서 이뤄지거든요."

    지난 3월 서울에서 할머니집에 맡겨졌다 화재로 참변을 당한 세 명의 어린 아이들.

    학교 원격수업을 엄마가 대신 들은 것처럼 해 놔 학교 측은 까마득히 모르고 있던 사이 가방에 갇혀 숨진 천안 초등학생.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집 안에서 방치되고 학대받는 아동들 수가 적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권태훈/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복지팀장]
    "위험에 노출된 아이라고 판단되면 부모의 선택하고는 상관없이 어떤 법적 구속력을 가지고 그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강제력이나 시스템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자녀를 방임하는 보호자들의 경우 아이를 아예 집 밖으로 내보내는 것 자체를 꺼리는 성향이 강한 만큼 학교나 돌봄 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겁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취재: 김우람 / 영상편집: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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